인터넷 전문은행 진입규제 완화‥기업들 반응은 ‘냉담’

입력 2015-04-07 10:12
수정 2015-04-07 10:28


정부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촉진하기 위해 현행 4%로 돼 있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제한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등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61개)에 속한 일부 기업들을 제외한 일반 기업들과 IT(정보통신)기업들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현행 4%로 돼 있는 지분 한도를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됩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예금 수신이나 이체, 대출, 펀드 투자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의미하며 점포 없이 저비용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수수료나 대출 금리가 저렴하다는 게 특징입니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계획을 오는 16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발표하고 관련 법 개정안을 마련해 9월 정기 국회에 제출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제한 요건 완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IT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더라도 수익성 확보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과거 온라인 전문 자동차 보험사들의 실패 사례 등을 감안해 진출 여부와 시기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대기업 참여 원천 봉쇄 방침에 재계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된 기업들을 모두 배제하면 도대체 어떤 기업들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할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라는 성과에만 매달려 국회 통과가 용이한 방향으로 개정안을 마련한 것 같다”며 “일반기업 만큼은 아니더라도 대기업들의 지분 제한 요건도 같이 완화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금융위측은 "이작 정부안이 최종 확정된 게 아닌 만큼, 지분 한도 완화폭 등 세부안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는 6월 정부안을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