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장들 "MBS 보유 부담 크다"‥임종룡의 해법은?

입력 2015-04-03 17:09


[사진]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시중은행장들이 금융개혁 등 현안과 관련해 간담회를 갖고 있다.

"금융지주 수장을 하실 때도 금융권의 입장을 많이 대변하셨고 누구보다도 업계의 고충을 잘 아시는 만큼 보완책이 조만간 현실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종룡 위원장과 3차 금용회 회동을 가진 한 시중은행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심전환 대출과 관련한 은행권의 부담이 임 위원장의 언급으로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금요회 회동을 가진 시중 은행장들은 대체적으로 당국의 안심전환 대출 취지에는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MBS 즉 주택저당증권 장기 보유에 대해서 만큼은 "부담이 크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금융지주 수장을 역임한 바 있고 당국의 정책 추진과 관련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던 임종룡 위원장이기에 은행권의 MBS 부담과 관련해 립서비스 차원이 아닌 어떤 보완책을 내놓을 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업권에서는 보유 기간을 줄이거나 일부는 유동화 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3일 금융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요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안심대출 처리과정에서 주금공이 발행하는 MBS를 1년 이상 보유해야 하는 부분과 관련해 은행들이 떠안는 부담이 크다며 보완을 요구했습니다.

MBS 즉 주택저당증권이란 쉽게 풀이하면 은행 대출자산을 근거로 만든 채권의 일종으로 안심전환 대출을 위해 주금공에서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은행들이 안심전환 대출을 하게 되면 우선 대출 자산이 빠지게 되고 이를 주금공이 취합해 대출자산을 근거로 MBS 채권을 발행하게 됩니다.

주금공이 MBS를 발행하면 은행들이 이를 다시 사들여야 하는 개념인데 은행들은 은행 대출 자산에서 사들이는 만큼 자산에서 빠지게 되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이를 매각하는 등 유동화 시켜야 하지만 당국에서 이를 1년동안 보유하고 있게 한 데서 은행들의 고민이 시작되는 셈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부채 우려를 줄이기 위해 안심전환 대출을 하는 것인 데 은행이 사들인 MBS를 유동화 시킬 때 주금공에서 돈을 받게 되고 그 돈으로 다시 대출을 일으키게 되면 가계부채가 또 늘게 되는 것이어서 정부에서 MBS를 사서 가지고 있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애로사항을 토로했습니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MBS를 유동화시켜서 은행의 가장 큰 수익이 되는 대출 운용 등 대출자산으로 운영할 수도 있어야 하는 데 작은 단위도 아닌 큰 규모의 금액에 대해 사실상 대출을 못하게 하고 "그대로 떠안고 있어라"라고 하는 데에 큰 부담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MBS의 경우 결국 채권인 만큼 주식처럼 시세가 있기 마련이고 무조건 보유하고 있으면 가격이 좋을 때 팔수도 없는데다 1년 동안 묶혀 둬야 하는 것이고 만약 채권 금리라도 떨어지게 되면 앉아서 그만큼의 손실을 떠 안아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는 안심대출로 은행들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하는 데 막대한 은행의 자산이 묶이게 되고 그돈을 대출도 할 수 없는 데다 채권 금리 변동 리스크를 고스란히 은행들이 떠 안아야 하기 때문에 은행장들이 어려움을 무릅쓰고 건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국에서는 안심대출로 인한 "은행권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고 말하고 있는 가운데 표면상으로만 보면 금리차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은 없어 보입니다.

은행들에게 20bp 정도의 수수료와 10bp~20bp 정도의 관리 수수료를 주게 되는 데 보유 기간동안 주택담보대출 마진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은행에서도 단순히 금리 관점에서만 보면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은행이 이를 대출로 활용을 할 경우 자금 조달 차이에서 오는 보이지 않는 수익들이 있기 마련인 데 그런 것에 대해 기회비용 마저 포기해야 하는 셈이어서 손실이 전혀 없다고 만은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애로점을 건의한 것과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안심전환대출 상품 취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은행들의 MBS 부담에 대해 "보완책을 찾겠다"고 말한 만큼 어떤 보완책이 나올 것인 지도 관심사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은행장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졌고 위원장께서도 보완책을 언급하신 만큼 검토가 이뤄지겠지만 아직 어떻게 보완할 것인 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업계 수장으로 몸 담았던 임종룡 금융위원장께서 현장과 금융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시고 보완책을 찾겠다고 하신 만큼 MBS 장기 보유에 따른 부담 해소와 관련해 대책이 논의되고 적당한 시기에 보완이 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MBS 장기보유로 인해 자산이 묶이고 채권 금리 리스크 등이 애로사항으로 제기된 만큼 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손실 보존까지는 아니어도 MBS 전체는 아닌 일부 차등을 두어 유동화를 시킬 수 있도록 하거나 ,1년이 아닌 기간을 이 보다는 좀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지 않겠냐고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리스크와 관련 제반 우려를 줄이기 위해 안심전환 대출을 선택한 가운데 이를 취급하는 은행 수장들이 결국 은행들이 떠 안아야 하는 MBS 의무 매입 부담을 문제점으로 제기할 정도로 부담이 되는 모양입니다.

취임 이후 현장의 소리를 경청하고 금융권 규제와 애로해소에 여념이 없는 금융사 수장 출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과연 어떤 보완책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고 어떻게 은행권의 부담을 덜어줄 지 그 해법이 자뭇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