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폴 미국학교 클라크 캠퍼스에 간 한국 학생들 적응기...“후회 않는다”

입력 2015-04-08 09:01




-세인트폴 미국학교 클라크 캠퍼스, 학생들 이구동성 “두려움 있었지만 할 만해”



3월은 새학기로 분주한 달이다. 한국에서는 학년이 올라가기 때문에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 그리고 새로운 교과과목에도 적응해야 한다. 보통 3월 한 달은 정신없이 지나간다.

이러한 새 학기 적응은 한국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도 다 겪는 일이다. 그렇다면 조금 특별한 선택을 통해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어떨까.

국제학교란 정규 미국 교과 과정을 수학할 수 있는 곳으로, 글로벌 인재를 꿈꾸는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다. 졸업 후에는 한국의 대학 외국어 특기자 전형뿐 아니라 해외 대학 진학을 노릴 수 있다.

50년 역사의 교육재단 나셀국제학교시스템이 운영하는 미국의 사립 중·고등학교인 ‘세인트폴 고등학교(Saint Paul Preparatory School)’의 정규 교육과정을 필리핀에서 이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매년 졸업생 전원이 미국 중·상위권(30~50위) 대학에 진학하는 실적을 거두고 있는 세인트폴 미국학교 클라크 캠퍼스에 다니는 3명의 학생에게 적응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영어 수업 적응에 대해 걱정을 했지만,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 및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몇 달 만에 극복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꿈을 위해 타국에서 노력하는 학생들의 적응기이지만, 눈물겹다기보다는 훈훈함이 더한 점이 흥미로웠다.



김민상 (11학년)



▶세인트 폴 국제학교에 언제 들어왔나요?

-4년 전, 필리핀 클락이라는 곳에 처음 가족과 함께 여행을 왔었습니다. 처음에는 필리핀이라고 해서 치안 면에서 조금은 걱정이 되는 것이 있었는데, 지내다 보니 굉장히 공기도 좋고 조용하며 대통령 별장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안전한 곳이라 느끼며 한국에 돌아갔습니다. 그때 우연히 세인트폴 미국학교를 접했고, 그 다음해인 2012년 7월부터 세인트 폴 미국학교를 다니게 됐습니다.

▶입학 전에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나 기대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우선적으로 걱정됐던 것은 역시 언어였습니다. 학교의 모든 수업이 영어만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한국어로만 수업했던 저에게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가장 기대를 했던 부분을 손꼽자면, 여러 나라의 친구들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를 접해볼 수 있다는 긴장감과, 한국이 아닌 다른 사회적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다보면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부분에 기대감이 컸습니다.

▶학교에 들어와서 가장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 있나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저한테 가장 큰 적으로 다가온 것은 언어의 장벽이었습니다. 16년간 한국어만 사용하며 지내왔던 저에게 모든 말을 영어로 하며, 수업조차 영어로 진행되는 생활은 조금 버거웠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했던 문제는 오히려 친근한 학생과 선생님, 좋은 분위기 덕분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영어 수업에 잘 적응이 됐나요? 어려웠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처음 세인트폴 미국학교 클라크 캠퍼스에 입학한 후 몇 달간은 정말 고생 아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수업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다보니 선생님 말씀을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고, 수업내용을 쫓아가지 못하자 저도 모르게 제 안에서 조급함이 생겨났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여러 방면으로 저의 부족한 영어실력을 채워주려 도와줬고, 수업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덕분에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다른 국적의 학생들의 공이 큽니다. 친구들과 친해지니 영어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시킬 수 있었고, 한국과는 다른 환경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지금은 에세이나 논문과제들도 별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아. 정말 여기 잘 들어왔구나!’라고 생각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세인트 폴 미국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학생이 자기 스스로 학교생활을 만들어나가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정해준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찾아나가며 좀 더 자주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더 다양한 문화, 정서, 가치관 등을 접했습니다. 교육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부분에서도 한층 더 성장한 점을 돌아보며 이 학교에 들어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미주(8학년)



▶세인트 폴 국제학교에 언제 들어왔나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인 2013년 신학기에 세인트 폴 미국학교 필리핀 클라크 캠퍼스에 입학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인으로부터 세인트 폴 미국학교에 대해 듣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필리핀을 선택한 이유는 초등학생 때 몇 번 어학연수로 필리핀에 와 본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보다는 좀 더 친근했기 때문에 큰 망설임 없이 입학하게 됐습니다.

▶입학 전에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나 기대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 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기숙사 생활도 해본 적이 없어 걱정됐습니다. 그러나 옆에서 언니, 오빠들이 잘 챙겨줘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도 걱정됐지만,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컸습니다.

▶학교에 들어와서 가장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 있나요?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수업을 전부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모르는 단어는 물론 이해가 안가는 문장들도 있어 수업을 따라가기 조금은 버거웠습니다. 하지만 ESL 수업을 먼저 들은 후 수업을 두세 달 들으니 영어는 금방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 수업에 잘 적응이 됐나요? 어려웠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처음에는 영어로 된 교과서와 외국 선생님들의 빠른 영어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ESL 수업을 듣고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다 보니 금방 영어에 익숙해졌습니다. 6개월 정도 지나자 영어로 수업하는 게 한국어보다 편해질 정도가 됐습니다.

▶‘아. 정말 여기 잘 들어왔구나!’라고 생각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한국에서는 틀에 갇힌 수업을 들으면서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보고 공부를 하는데, 여기서는 대학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원하는 수업을 골라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창의적이고 자연스럽게 토론하는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배들이 잘 이끌어주니, 자율적으로 공부를 더 열심하 하게 되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 해소가 돼 공부에 더욱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정상원(10학년)



▶세인트 폴 국제학교에 언제 들어왔나요?

-2013년 9월 학기에 들어왔습니다. 학교에 처음 왔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친구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주며 친하게 다가와 줘서 생각보다 쉽게 적응하고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입학 전에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나 기대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걱정되면서도 기대가 됐던 부분은 외국인 친구들과 친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국제학교 특성상 학교에는 외국인 친구들이 상당히 많고, 또 문화와 언어가 달라 처음에는 외국인 친구들과 친해지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친구들과도 쉽게 사귈 수 있었고, 또한 선생님들도 잘 챙겨주셔서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 들어와서 가장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 있나요?

-수업 전체가 영어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학교 첫날에는 선생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고 계시는지 정말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미리 예습을 하려 해도 교과서 또한 영어로 돼 있기 때문에 한 글자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도움도 받고 친구들과 영어를 사용하면서 금방 영어에 익숙해질 수 있었고, 교과서는 물론 수업도 완벽하게 이해하게 됐습니다.

▶영어 수업에 잘 적응이 됐나요? 어려웠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처음에는 영어 수업에 적응이 안됐으나, 외국인 친구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영어실력이 향상된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실력이 향상되고, 공부도 열심히 하니 저번 학기에는 4.0 만점을 받아 Honor Roll(우등상) 수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아. 정말 여기 잘 들어왔구나!’라고 생각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을 때마다 정말 세인트 폴 미국학교에 잘 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선생님들께서 잘 가르쳐주시는 덕분에 어려운 부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업에서 질문이 있거나 공부하는 데 있어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고 Study Hall(도서관에서의 자습을 말함) 시간에 늦게까지 남아 저희를 도와주시는 선생님들께서 계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블루뉴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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