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다른 동에서 자꾸 저희 동 주차장에 주차를 해서 주차를 할 자리가 없습니다. 원래 본인이 사는 동 앞에 주차를 해야 하는 것이 원칙 아닌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Q. 박보경/ 도시에서의 주차 문제, 참 심각하죠~ 요즘 아파트 주차장을 보면 빈자리를 찾아볼 수가 없는데, 역시 이런 문제가 생기는군요. 그런데 주차문제도 법으로 해결 가능한가요?
< 백승재 변호사, 법무법인 청담 >
A. 백승재/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경우는 아파트관리규약을 살펴보셔야 합니다. 만약 아파트관리규약에서 주차장관리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다면 그 규약에 따라 주차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Q. 박보경/ 법에서 따로 규정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A. 백승재/ 사실 특별법의 적용이 있다기보다 아파트 여러 동들이 들어서 있는 대지에 대한 대지권의 문제입니다.
Q. 박보경/ 대지권이라는 용어, 익숙한 듯 하면서도 정확한 의미를 잘 모르겠네요. 자세히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A. 백승재/ 사실 아파트 등 집합건물에 거주하시는 분들이시라면 대지권이나 대지사용권에 대해서 대부분 들어보셨을 겁니다. 건물은 토지 위에 소재하게 되는데요, 아파트처럼 건물을 구분해서 소유하시는 이른바 구분소유권자들이라던가 이러한 구분소유권에 대해서 지상권, 전세권, 임차권을 가지신 분들도 토지에 대해서 권리를 가지셔야 하겠죠. 그래서 이러한 분들의 권리를 부동산등기법이라던가 우리 법이 대지권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토지 위 건물에 대해서 소유하거나, 임차해서 거주하시거나 하기 위해서 반드시 대지권이 필요할테니 대지권과 건물에 대한 권리는 분리해서 처분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연에서 대지권이 문제되는 것은 아파트 주민들께서는 대지 전체에 대한 일부 공유지분을 대지권으로 하는 등기를 하고 계실 경우가 보통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파트 주민들께서는 아파트가 소재한 대지 전부에 대해서 대지사용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아파트 주민들께서 대지사용권을 대지 전부에 대해 가지실 경우에 관리단에서 정하신 규약에 따라야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관리 규약이 없다면 각 동의 주민분들께서 아파트 단지 전체 대지에 대해 권리를 가지신다고 하고 있어서 아파트 단지 주차장 전체에 대해서도 출입하거나 통행하시거나 주차하실 수 있다고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
Q. 박보경/ 그렇다면 아파트 관리단에서 주차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규칙을 만들지 않았으면, 아파트 주민들은 사는 동 호수와 관계없이 아무 주차장에나 차를 댈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A. 백승재/ 대법원 판결의 의미도 그렇구요. 제가 말씀드린 대지권의 개념에 따를 때도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아파트 단지에서는 관리 규약을 만들어 두고 계시지요. 사실 우리 동 주차장은 꽉 차고 다른 동에 빈자리가 있을 때 좀 대면 어떤가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고, 반대로 주차장이 비어있는 동주민께서는 새벽에라도 언제 차가 들어올 줄 어떻게 아냐.. 이런 생각도 하실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이런 사정들과 아파트 동마다 이런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관리인분이 계시느냐 하는 현실적인 사정을 반영해서 아파트 관리단에서 규약을 정하는 것이구요, 그 규약에 따라서 주민들 간에 이해를 조정해야겠죠.
A. 박보경/ 참 어려운 문제네요. 사연을 주신 분도 관련법이 없는지 궁금해하시는데, 주차장 관련법은 없나요?
Q. 백승재/ 네.. 주차장법이라는 법 이름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주차장법은 이런 상황에 일어나지 않도록 규제하는 법이랄까요. 주차장법은 노상주차장, 부설주차장 등의 설치에 대해서 규제하고 있구요, 많은 부분을 각 지자체 조례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주차장법과 지방자치단체 조례는 아파트 같은 건물을 신축할 때 주차대수를 최소한 얼마는 확보해라.. 이런 내용을 규정하고 있어요, 아파트 단지 등을 건축하실 때 주차대수를 최소한 확보하고 건축할 수 있도록 법과 조례가 규정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한 가구에서 여러 대의 자동차를 보유할 수도 있고 내부에 상가가 있는 경우도 있고, 주차문제의 해결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