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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규수 해피런㈜ 대표이사 가정의 달이라는 5월이 다가오면서 새삼 은혜를 생각하게 된다. 과거에는 그저 어버이날이나 돼야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했을 뿐이었는데, 이제는 산에 들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 되면 불현듯 부모님이 그리운 것이다.
<p class="바탕글">이런 필자를 보고 친지들은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이다. 나도 늙어가는 것이 분명하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그런지 지난해부터 새삼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사자성어 중에 은중여산(恩重如山)이라는 말이 있다. "은혜가 무거워 산과 같다"라는 뜻이니, 바로 큰 은혜를 입은 사람에 대해 지극히 감사한 마음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p class="바탕글">은혜의 대상은 많다. 공자의 말대로라면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 하여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도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는 법이다.
<p class="바탕글">잘 가는 사람에게는 나도 저렇게 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배우는 것이고, 못 가는 사람에게는 나는 저렇게 가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깨우치는 것이다. 그러니 세상 어디라도 자신이 본받을 만한 사람은 있다는 말이다.
<p class="바탕글">따라서 그 사람들이 다 은혜를 갚아야 할 만큼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 혼자 나 된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예부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했으니, 부모님이 그러 하고, 스승님이 그러 하고 나라님이 또한 '은중여산'일 것이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봄꽃이 만발하는 5월에 은혜를 되새기는 어버이날이 있고 스승의 날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나라님을 생각하는 개천절은 10월이지만...
<p class="바탕글">필자까지를 포함해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를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라고 말한다. 6.25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태어난 사람들이다. 전쟁의 와중에는 결혼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p class="바탕글">베이비부머들의 부모님들은 당시 자식들 먹이기가 쉽지 않았다. 또 학교 교육도 문제였다.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2부제 수업'은 생소한 말이겠지만, 당시 가르칠 아이들은 많고 교실은 부족했기에 한 교실을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사용했다. 오전반이 점심때쯤 교실을 나오면, 그때부터 오후반이 들어가 공부하는 식이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외국의 식량원조까지 받아 어린이들을 먹여야 했다. 지금 우리나라 구호단체가 아프리카나 동남아에 가서 어린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TV를 통해 자주 보는 것처럼, 당시 미국 등 외국의 구호단체가 학교에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누어주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p class="바탕글">당시에 일정한 거처가 없어 거리를 떠도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도 많았다. 그런 상태가 사회주의 중국은 1990년대까지 이어졌던 것 같다. 그 상황이 재현된 것이 바로 "은혜 무겁기가 산과 같다"는 은중여산(恩重如山)이다. 중국 언론이 보도하는 다음과 같은 미담이 그 고사(故事)다.
<p class="바탕글">중국 저장성(浙江省 절강성)에 다이싱펀(45)씨는 21년 전인 1994년 집과 직업이 없어 길거리에서 떠도는 한 10대 남자아이 3명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집에서 머물도록 했다.
<p class="바탕글">그중 한 명은 비쩍 마른 몸에 다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말수도 극히 적어 신상 정보를 알아내기조차 어려웠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위험인물로 보이는 이들을 돌보아 주는 사람과 단체가 없었기에 다이씨는 그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 밥상을 차려주고 휴식을 취하게 했다. 그런 얼마 뒤 이들은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다이씨의 집을 떠났다.
<p class="바탕글">20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해 그 중 한 명이 성공자가 되어 다이씨를 수소문 끝에 찾아왔다. 중국의 선전시(심천시 深圳市)에서 가구업으로 성공한 38세의 허씨다.
<p class="바탕글">그가 들고 온 붓글씨 액자에 은중여산(恩重如山)이 쓰여 있었다. 또 은혜에 보답해 드리고 싶다며 100만 위안(약 1억 7500만원)에 달하는 수표를 건넸다. 그러나 다이씨는 극구 사양했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다이씨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돈을 받을 일이 전혀 아니다"라면서 "그가 출세했다는 소식만으로도 나는 매우 기쁘다"고 밝혔고, 다이씨의 딸 역시 "엄마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는 것이 언론 보도다.
<p class="바탕글">물론 은혜에 대한 보답은 내가 잘되는 길이다. 하지만 허씨는 그 은혜에 대한 보답을 '거액수표'로 표현하려 했던 것이 다소 서툴다면 서툴다는 생각이다. 그러려면 다이씨와 인간적으로 더 친밀해져야 한다.
<p class="바탕글">국내의 한 인터넷 업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다섯 가지 선물이 현금, 해외여행, 건강검진진찰권, 건강식품, 한우세트의 순이라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그러나 그것은 군사부(君師父)에서 인간적으로 가장 친한 부모님의 경우고, 군사(君師) 즉 선생님이나 사회에서 만난 일반분(?)에게는 부담 없고 효과 좋은 건강식품이나 한우세트가 최고 선물이란다.
<p class="바탕글">그런 면에서 기회가 된다면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통식초를 선물하려 한다. 그 분이 종초를 배양해 만든 전통식초의 효능을 정확히 아시기만 한다면, 오히려 나에게 은중여산의 고마움을 느끼실 것이다. 가정의 달에 대비해 우리 친지들도 참고했으면 한다.
<p class="바탕글">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