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스페인전 승리를 이끈 스테판 데 브라이와 다비 클라센이 서로 축하하고 있다.(사진 = KNVB)
예상보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고 있는 네덜란드가 겨우 중심을 잡은 것이다. 반면에 거함 스페인은 여전히 조타수가 부실한 상태로 흔들리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고 있는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1일 오전 3시 45분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벌어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전에 터진 두 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후 13분만에 네덜란드의 선취골이 터졌다. 왼쪽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스페인 수비수들이 걷어낸 것을 잡아서 네덜란드의 측면 공격이 이어졌다. 역시 웨슬리 스네이더르의 오른발 크로스 정확성은 남달랐다.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은 낮고 빠르게 날아와 수비수 스테판 데 브라이의 머리를 빛냈다. 스페인 골키퍼 데 헤아도 어쩔 수 없는 골이었다.
그리고 3분 뒤에 추가골이 또 나왔다. 네덜란드의 왼쪽 측면 공격이 매끄러우면서도 빠르게 이어졌다. 멤피스 데파이와 예트로 빌렘스로 이어진 패스가 수준급이었다. 빌렘스의 찔러주기를 받은 미드필더 다비 클라센은 반 박자 빠른 오른발 끝 슛으로 골을 노렸으나 데 헤아의 선방에 1차로 막혔고 다시 이 공을 왼발로 차넣었다. 이 과정에서 라울 알비올과 헤라르드 피케가 중심을 잡은 스페인 수비라인은 허무하게 쓰러지고 말았다.
두 팀의 맞대결은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B조)를 떠올리게 하는 빅게임이었는데,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벌어진 그 경기에서 네덜란드에게 1-5로 완패해 탈락했던 스페인이 명예 회복을 노리고 덤빈 이 경기도 별반 다를 것 없었다.
완패 위기에 몰린 거함 스페인은 후반전에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차례로 들여보내며 1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네덜란드의 조직력을 흔들어놓지 못했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지난 29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터키와의 EURO(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16 예선 A그룹 맞대결에서 1-1로 겨우 비겼던 수모를 조금은 씻어낼 수 있었다. 체코 공화국, 아이슬란드에 밀려나 겨우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네덜란드로서는 이러한 평가전 결과조차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입장이 못 되는 형편이기 때문에 승리가 절실했던 것이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 C그룹 2위를 달리고 있는 스페인도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에 월드컵에 이어 이번 A매치 완패가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9일 슬로바키아(1위 15점)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해 2위 자리에 있는 스페인(12점)은 오는 6월 14일 보리소프로 찾아가서 벨로루시(4위 4점)와 원정 경기를 뛰어야 한다. 3위 우크라이나(3위 9점)의 추격을 감안하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다.
※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1일 오전 3시 45분, 암스테르담 아레나)
★ 네덜란드 2-0 스페인 [득점 : 스테판 데 브라이(13분,도움-웨슬리 스네이더르), 다비 클라센(1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