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이랜드FC와 FC안양의 K리그 챌린지 2라운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사진 = FC안양)
욕심만 내자면 수만명의 관중들을 역사적인 개막전에 초청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경기장이 지니고 있는 애초의 한계를 분명히 분석하고 큰 결단을 내렸다. 육상 트랙 위에 가변식 관중석을 설치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양쪽 골문 뒤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서포터즈석도 없애고 컨테이너로 스위트 박스와 스탠딩 라운지를 만들었다.
모두 4342명의 관중이 찾아와 거의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인 첫 경기였다. 시축도 남달랐다. 기념할만한 인물들이 초청돼 골문을 향해 어설프게 내지르는 것이 아니라 홈팬들이 가장 많이 앉아 있는 가변식 관중석을 향해 공을 날린 것이다. 여러 모로 화제를 끌어모은 서울 이랜드 FC의 공식적인 첫 경기가 그렇게 열렸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마틴 레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서울 이랜드 FC가 29일 낮 12시 레울 파크(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라운드 FC 안양과의 홈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첫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아무리 신생팀이라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지 않으면 경기력에서 문제를 드러낼 수 있기에 서울 이랜드는 골키퍼로 김영광을, 미드필더로 김재성과 조원희를 영입한 것이다.
바로 이들 세 명의 베테랑이 역사적인 첫 경기를 의미있게 만들어냈다. 38분에 페널티킥 선취골이 터졌다. 약 1분 전 김재성이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며 기막힌 돌려차기로 조원희를 노렸다. 이 공을 받은 조원희가 FC 안양 미드필더 박승렬에게 밀려 넘어졌다. 매호영 주심은 단호하게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베테랑 미드필더 김재성이 11미터 킥을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은 것이다. 서울 이랜드 FC의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첫 골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골문을 지킨 김영광은 그로부터 4분만에 동점골의 위기를 뛰어난 순발력으로 버텨냈다. 페널티킥을 내줄 때 반칙을 저지른 FC 안양의 박승렬이 재치있게 넘겨찬 공을 훌쩍 뛰어오르며 기막히게 쳐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어느 팀보다 의욕적으로 출발한 FC 안양의 경기력을 얕잡아볼 수 없었다. 후반전 시작 후 5분만에 김선민이 기막힌 왼발 중거리슛으로 홈팬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드리블 속도와 돌려차기의 각도가 남달랐기 때문에 김영광이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이후에 마틴 레니 감독은 일본 출신의 골잡이 카렌 로버트를 빼고 브라질에서 데려온 타라바이를 들여보내며 빠른 역습을 시도했지만 미국 출신의 베리가 수비라인을 지휘하고 있는 FC 안양 골문을 더이상 열지 못했다.
이제 서울 이랜드 FC는 4월 4일(토) 오후 2시 대구 FC를 안방 레울 파크로 불러들여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1승 1무(4득점 1실점)의 좋은 성적으로 K리그 챌린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FC 안양도 같은 날 오후 4시 안양종합운동장으로 고양 Hi FC를 불러들인다.
※ 2015 K리그 챌린지 2라운드 결과(29일 낮 12시, 레울 파크)
★ 서울 이랜드 FC 1-1 FC 안양 [득점 : 김재성(38분,PK) / 김선민(50분)]
◎ 서울 이랜드 FC 선수들
FW : 카렌 로버트(68분↔타라바이), 라이언 존슨(82분↔주민규)
MF : 김재성, 김영근, 조원희, 윤성열
DF : 김민제, 칼라일 미첼, 황도연, 신일수
GK : 김영광
◎ FC 안양 선수들
FW : 이효균, 안성빈
MF : 주현재(78분↔정재용), 김선민, 최진수, 박승렬(61분↔조성준)
DF : 안동혁, 백동규, 베리, 김태봉
GK : 김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