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국가대표팀이 27일 대전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구자철의 선취골이 터지자 환호하고 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까다로운 상대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좀 더 빠른 경기 흐름을 만들줄 알아야 하고 보다 정교한 볼 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8시 퍼플 아레나(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구자철의 선취골에도 불구하고 1-1로 아쉽게 비겼다.
경기 시작 후 14분만에 손흥민의 왼쪽 코너킥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온 구자철이 머리로 받아넣어 경기 흐름을 휘어잡을 수 있었다. 문제는 구자철 골 그 다음이었다.
기회가 더 찾아왔을 때 묵직한 힘을 상대에게 느끼게 하며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하면 도리어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축구장의 진리를 다시 상기시키는 경기였던 것이다. 마치 27일 새벽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와 브라질의 평가전에서 프랑스가 코너킥 세트 피스로 선취골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1-3으로 역전패 당한 경기와 오버랩되는 지점이 많았다.
물론, 골잡이 이정협과 오른쪽 풀백 정동호가 전반전도 끝나기 전에 부상을 당하는 불운이 겹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우즈베키스탄 골잡이 쿠즈보에프에게 뼈아픈 동점골(30분)을 얻어맞기도 했다.
축구는 1골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선취골을 넣어서 리드하고 있을 때 진정한 1골 싸움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강팀은 상대 팀이 감당하기 힘든 추가골을 터뜨릴 줄 알지만 그저 그런 팀은 어설프게 경기를 운영하다가 뒤통수를 한방 얻어맞고 유리했던 경기 흐름을 넘겨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래도 한국 대표팀은 후자에 가까웠다.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압박을 뿌리치지 못하고 거칠기만한 볼터치가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그러니 괜찮은 추가골 기회가 왔어도 뜻대로 마무리까지 이어가지 못했던 것이다.
그나마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빈 자리를 이재성이 훌륭하게 대신해줬다. K리그 클래식 챔피언 전북 현대에서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지난 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었기에 당연한 듯 보였지만 긴장감 없이 자신이 가진 재능(볼 키핑, 드리블, 패스)을 맘껏 자랑했다.
또한, 72분에 왼쪽 풀백 자리로 윤석영 대신 들어온 박주호는 역시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기질을 맘껏 발휘했다. 크로스의 정확성과 날카로움은 윤석영의 그것과 명확하게 대비될 정도였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였으니 슈틸리케 감독의 왼쪽 고민은 어느 정도 응용 해법이 보이는 것이었다.
이제 한국 대표팀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평가전을 한 차례 더 펼친다. 부상당한 이정협 대신 뛸 것으로 보이는 지동원과 차두리 은퇴 이후의 풀백에 대한 옥석 가리기는 계속될 것이다.
※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27일 오후 8시, 퍼플 아레나)
★ 한국 1-1 우즈베키스탄 [득점 : 구자철(14분,도움-손흥민) / 쿠즈보에프(30분)]
◎ 한국 선수들
FW : 이정협(32분↔기성용)
AMF : 손흥민(61분↔남태희), 구자철, 이재성(86분↔한교원)
DMF : 김보경, 한국영
DF : 윤석영(72분↔박주호), 김기희, 곽태휘, 정동호(42분↔김창수)
GK : 김승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