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3’가 영화와 드라마의 감성에 자신들 만의 색깔을 짙게 덧입힌 가수들의 드라마틱한 무대로 금요일 밤을 뜨겁게 달궜다.
OST 미션을 받은 가수들은 영화와 드라마의 추억과 감동에 원곡을 뛰어넘는 재해석을 덧입혀 시청자들을 빠지게 만들었다. 경연결과 두 번의 박수를 받은 ‘커튼콜’의 주인공 스윗소로우가 1위에 등극했고 맨발로 무대에 올라 혼신의 무대를 펼친 체리필터가 안타깝게 탈락했지만, 출연 가수 모두가 자신의 무대에선 ‘주인공’ 임을 증명하며 시청자들에게 무한한 박수를 받았다.
27일 방송된 MBC 대표 음악버라이어티 ‘나는 가수다-시즌3’ 9회에서는 나윤권-체리필터-양파-하동균-소찬휘-스윗소로우-박정현의 4라운드 2차 경연이 진행됐다. 공연 주제는 ‘OST’이었다. 나윤권은 영화 ‘국화꽃 향기’의 ‘희재’를, 체리필터는 영화 ‘퍼펙트게임’의 ‘그것만이 내 세상’을, 양파는 영화 ‘봄날은 간다’의 ‘봄날은 간다’를, 하동균은 영화 ‘클래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소찬휘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보고 싶다’를, 스윗소로우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마이 데스티니(My Destiny)’를, 박정현은 드라마 ‘쾌도 홍길동’의 ‘만약에’를 선곡해 무대를 꾸몄다.
네 번째 탈락자가 결정되는 이번 경연에서 가수들의 마음가짐은 더욱 단단했다. 음악감상실 멤버 이본은 “‘나가수3’ 징크스가 있다. 1차 경연에서 7위를 하면 탈락된다. 5위와 6위도 안심을 할 수 없다”고 말했고, 김연우 역시 “정말 불안하다. 이번 무대에서 한 칼을 보여줘야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7위를 차지한 체리필터의 대기실에는 긴장감과 비장함이 감돌았다. 5위 나윤권, 6위 스윗소로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윗소로우 멤버 인호진은 “박빙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체리필터 멤버 손스타는 “지난주 이후로 정말 힘들었다. 오늘 좋은 순위를 받고 다음 라운드에 가고 싶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룰렛 돌리기로 결정된 첫 번째 주자는 나윤권이었다. 성시경이 부른 ‘희재’를 들고 무대에 오른 그의 모습에서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는 무대 위에 오르자 늘 그랬듯이 차분한 나윤권으로 돌아왔다. 원곡의 감미로운 분위기와는 달리, 한 음 한 음 정공법으로 내뱉는 그의 목소리는 더욱 설득력을 더했다. 첫 번째 순서에도 불구하고 나윤권에게서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완전히 자신의 무대에 몰입한 그의 모습에 청중평가단 역시 박수를 보내며 그를 응원했다.
두 번째 순서는 체리필터였다. 이들이 선택한 곡은 바로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이었다. 블랙 의상을 입은 멤버 조유진은 오로지 노래에만 집중하기 위해 맨발을 선택했다. 의자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듯한 감동을 줬다. 세 번째 주자는 양파였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변화를 꾀하는 그는 밴드 자우림 보컬 김윤아가 부른 ‘봄날은 간다’로 청중평가단을 만났다. 흰색 드레스에 붉은색 계열의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양파는 비주얼부터 변화시킨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원곡의 강함은 온데 간데. 그는 자신만의 창법과 목소리로 노래를 편곡해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냈다. 양파만의 가녀린 음성이 묵직하게 무대를 꽉 채워 시선을 주목시켰다.
네 번째 가수는 하동균이었다. 고(故)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선곡한 하동균은 스탠딩 마이크 두 개를 들고 나왔다. 하나는 목소리를 그 자리에서 변조시켜주는 실시간 보코더였다. 그는 ‘마이크 갈아타기’라는 장치를 통해 더욱 색다르고 무게감 있는 무대를 들려줬다. 다음 경연자는 소찬휘였다. 매 회가 거듭될수록 강렬한 무대를 선사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큰형님’ 소찬휘는 김범수가 부른 ‘보고 싶다’를 선곡했다. 그가 부르는 발라드는 무척 생소한 터. 그러나 소찬휘는 모든 걱정을 날려버리듯 이 곡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높게 내지르는 미친 고음을 들려주며 청중평가단을 소름 돋게 했다.
여섯 번째 가수 스윗소로우의 선택은 ‘My Destiny’이었다. 린이 부른 이 노래를 남자의 목소리로 낸다는 것이 최대 관건이었다. 처음부터 끝 순서로 가고 싶어 했던 바람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지금까지 보여준 가요의 창법이 아닌 팝페라 창법으로 더욱 웅장함을 더했다. 지난주 7위에 올랐던 이들은 꼴지 탈출을 위해 제대로 칼을 간 모습이었다. 편곡을 통해 소리는 더욱 커졌고, 네 명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한 편의 클래식 공연을 보는듯한 착각까지 만들어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무대는 공연의 ‘커튼콜’을 연상시키며 드라마틱함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고, 이들의 무대에 청중평가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마지막 주자는 박정현이었다. MC와 경연, 두 가지를 모두 잘해내고 있는 그의 선택은 바로 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이 부른 ‘만약에’이었다. 앞선 스윗소로우의 무대에 조금의 부담감을 느낀 박정현이었지만 무대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당당하고 여유로운 요정의 모습을 보여줬다. 원곡의 수수하고 깨끗한 느낌과는 달리, 박정현 특유의 감정과 노련미가 섞인 무대는 노래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놓았다. 박정현은 곡의 분위기에 심취하며 더욱 자신만의 페이스로 바꾸어나갔고, 결국 이는 청중평가단의 마음까지 녹였다.
한편 4라운드 2차 경연의 1위는 스윗소로우에게 돌아갔다. 2위는 박정현, 3위는 소찬휘였다. 이어 양파 하동균 나윤권이 이름을 올렸으며 7위는 체리필터가 차지했다. 지난주 4라운드 1차 경연에서도 7위를 차지했던 체리필터는 결국 이번 라운드의 최종 탈락자로 확정됐다. 멤버 조유진은 “정말 뜻 깊은 무대여서 즐거웠다. 많이 아쉽지만 이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베이스 연윤근 역시 “2주가 이틀처럼 지나간 것 같다. 정말 재미있었고 행복했다. ‘나가수3’을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나가수3’ 언제나 좋은 무대 귀 정화 제대로 된다”, “‘나가수3’ 정말 말이 필요 없는 프로그램! 한 번 보면 제대로 빠져 든다”, “‘나가수3’ 체리필터 탈락 아쉽네!”, “‘나가수3’ 스윗소로우 제대로 보여줬다”, “‘나가수3’ 금요일 밤이 즐거운 이유! 진짜 대박이야”, “‘나가수3’ 어느 하나 버릴 무대가 없다! 모두 다 좋아”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사진= MBC ‘나가수3’ 화면 캡처)
한국경제TV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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