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콘텐츠의 탄생과 히트, 한류로 확산되기까지의 과정을 취재해온 한국경제신문사 유재혁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자가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한류라는 말이 등장한 지도 이제 꽤 오래됐다.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는 말도 매년 나오고 있지만, 그 말을 비웃듯 한류 대표 주자들은 여전히 융성하고 변신해 가고 있다.
책 '컬처 이노베이터'는 이러한 한류의 선두 주자들을 직접 만나고 심층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얼굴까지 떠오르는 유명인사부터, 어디서 들어본 듯 하지만 회사명과 대표 콘텐츠를 접하면 무릎을 치게 되는 '그늘의 실권자'들이 섞여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남들과는 전혀 다른 성공의 길을 걸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대포 정신'이 돋보이는 성공의 사례가 있다. 서른 세 살의 일개 광고 회사 대리가 영화감독을 해 보겠다고 겁없이 나선 뒤 고초를 거쳐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두 편 '해운대', '국제시장'을 남긴 경우가 그렇다. 바로 윤제균 감독이다.
전세계 무대에 처음으로 '한류'라는 말을 만들어낸 SM 이수만 회장 역시 처음부터 '무대포'였다. 초창기부터 목표는 세계 시장 석권이었다. 경제 대국에서 스타가 나온다는 룰을 깨고, 스타를 만들어내서 한국을 경제 대국으로 만든다는 역발상을 밀고 나갔다.
이밖에도 레드오션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든 경우, 캐릭터는 무조건 예쁘고 심플해야 한다는 통념을 깬 캐릭터 성공사례(뿌까, 뽀로로) 등이 컬처 이노베이터들의 어떤 인생 스토리와 경험에서 나타날 수 있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분야가 다양해, 같은 '한류'로 묶인다 해도 매우 다채로운 컨텐츠 시장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책이다. 한류의 대표주자인 가수 및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 CEO부터 영화 제작사 대표, 방송작가, 게임회사 CEO, 캐릭터 디자이너, 뮤지컬 제작사 대표 등 많은 분야의 컬처 이노베이터들이 등장한다.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에 관심이 있지만 이 분야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 또한 관심 분야에서부터 접근해 가는 방식으로 소설처럼 흥미롭게 이들의 삶에 접근할 수 있다.
300쪽, 1만6000원, 클라우드나인 펴냄.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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