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LIG손보, 매각추진 희비 교차

입력 2015-03-18 16:45
수정 2015-03-18 17:41


동양생명 인수를 추진 중인 중국 안방보험이 이르면 이번 주 중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합니다.

1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동양생명 대주주인 보고펀드와 보유 지분 57.5%를 1조1천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중국 안방보험은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에 필요한 서류 준비를 마치고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주 초 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신청서가 접수되는 즉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착수해 늦어도 올 상반기 중에는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는 통상 60일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5월 말 정도면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류가 접수되는 대로 제반 사항에 대해 철저히 검토하겠지만,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라며 “되도록이면 법정 시한인 60일을 넘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우선 동양생명 인수 주체인 안방보험의 재무건전성과 국제 신인도, 투자등급 등을 살펴보고 지난 5년간 법령이나 조세, 공정거래 부문에서 위반 행위가 있었는 지 등도 꼼꼼히 따질 계획입니다.

당국은 특히 인수 주체가 중국 보험사인 만큼, 한중 양국간 투자 상호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입니다.



이처럼 동양생명 매각 작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KB금융그룹의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은 당국의 승인 결정이 내려진 지 3개월이 지나도록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가격 문제.

KB금융은 지난해 6월 LIG손보 지분 19.47%를 685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KB금융 내분사태로 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결정이 보류되면서 지난해 12월24일에야 승인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법인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KB측이 인수가격 조정을 요구했고, LIG손보 대주주측은 계약 위반이라고 맞서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양측은 가격협상 1차 시한을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다음 달 초로 보고 막판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미국내 LIG손보 지점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FRB로부터 미국 금융지주회사(FHC) 자격을 취득해야 합니다.

당초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분 매각 승인 및 정관 변경 등을 추진할 예정이던 LIG손보는 27일 열리는 KB금융 주총 결과와 미국 FRB 승인 결정 등을 지켜본 뒤 5월 중 임시 주총을 소집해 매각 관련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1차 시한인 4월 초(미국 FRB 승인 결정)까지도 가격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심각해 집니다.

오는 6월23일이면 금융위의 대주주 변경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만큼, 주총 소집기간 등을 감안해 최소 한 달 전인 5월 중순까지는 협상을 마쳐야 합니다. 사실상 5월 중순이 최종 시한인 셈입니다.

지분 매각 계약 체결 후 불과 3개월 만에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양생명.

계약을 체결한지 10개월이 지나도록 매각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LIG손해보험.

M&A 시장에서 두 보험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