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민이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사진 = KIA 타이거즈)
윤석민이 시범경기에서 화려한 복귀전을 선보였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했지만 그와 무관하게 KIA팬들은 올 시즌 윤석민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에게 심취해 있을 여력이 없다. 7경기를 치른 현재 KIA 마운드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선발-불펜 가릴 것 없이 스릴도 최상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범경기라는 점에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또한 선발로 예상되는 선수들이 아직 정상 페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한두 경기 난타 당했다고 해서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현재 시점만 놓고 보면 KIA의 마운드는 올 시즌에도 로또와 같은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과 극의 선발진 물음표만 남는다
▲ 시범경기 중 첫 4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임기준-스틴슨-양현종-문경찬(사진 = KIA 타이거즈)
시범경기 7경기 동안 KIA 선발 투수들은 22.2이닝을 소화하며 피안타율 0.262, 평균자책점 7.15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러한 기록들도 극과 극을 달린다.
첫 4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임기준-스틴슨-양현종-문경찬은 11이닝 동안 단 2실점을 하며 1.64의 평균 자책점과 함께 피안타율은 0.140으로 거의 완벽함을 선보였다. 그런데 최근 3경기 등판한 임기준-스틴슨-양현종은 11.2이닝 동안 16실점을 하며 12.34의 평균자책점과 0.377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결국 문경찬을 제외하면 시범경기 2경기씩 등판을 했다. 물론 여기서도 아직 100% 정상 궤도에 올라오지 못한 선수도 있고, 상대 라인업이 주력/비주력이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는 있다. 다만 1.64 vs 12.34라는 숫자도 숫자지만 이미 선발로 확실시 되는 선수와 유력한 선수가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씩 뜯어보면 양현종은 시범경기 등판이 첫 실전 등판임을 감안하면 서서히 이닝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외국인 투수 스틴슨은 과거 한국야구에서의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경기마다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인다면 불안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투수인 임기준은 올 시즌 5선발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캠프에서도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두 번째 등판에서 완전하게 무너지면서 물음표만 남겼을 뿐이다.
물론 2경기로 평가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스틴슨이나 임기준의 경우 기록이 문제가 아니라 안정성이 우려가 되는 동시에 이름값이 아닌 현실적으로 KIA 선발 마운드에 물음표만 붙을 뿐이다.
불펜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 KIA 불펜의 핵심으로 꼽히는 김태영-심동섭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사진 = KIA 타이거즈)
시범경기라는 점에서 선발로 이미 고정된 선수들도 계투로 등판했다면 모두 불펜 기록으로 분류한 가운데 불펜 역시 선발과 크게 다르지 않다.
KIA의 불펜 투수들은 시범경기에서 34.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93 피안타율 0.248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선발진과 마찬가지로 첫 4경기에서 2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25 피안타율 0.188을 기록했으나 최근 3경기에서는 14.1이닝 동안 평균 자책점 6.28 피안타율 0.321을 기록하면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3경기에서의 11실점 가운데 8실점(7자책)이 김태영-심동섭의 합작품이었다. 이는 KIA 입장에서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결과다. 유망주들의 테스트로 많은 실점을 했다면 모를까 보직을 떠나 김태영-심동섭은 올 시즌도 KIA의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고 심동섭의 경우 꾸준히 마무리 카드로 거론됐던 인물이었다. 비록 한 경기였지만 1이닝 안에서도 극과 극의 피칭을 보이는 것은 팀의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아직 시범경기라는 점과 함께 마지막 1주일 동안 주력 선수들의 총 출동이 예상되기 때문에 선발이든 불펜이든 만회할 기회는 있지만 시시각각 급변하는 KIA 투수들은 마치 타자들의 ‘배팅사이클’처럼 ‘피칭사이클’이 존재하는 듯 보인다.
과연 KIA 마운드는 남은 시범경기 일정을 통해 안정성과 확실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의문만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