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위성 해저 온천 발견, '잃어버린 도시'와 유사한 조건...왜?

입력 2015-03-17 11:21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Enceladus) 해저에서 온천이 발견됐다.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 뜨거운 물이나 온천 활동이 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 쉬샹원 교수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각) 과학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보내온 자료를 통해 토성 고리의 입자를 분석한 결과, 엔켈라두스의 얼음층 아래에 뜨거운 바닷물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엔켈라두스는 토성에 있는 60여개의 위성 가운데 하나로 직경이 500km 정도에 불과한 아주 작은 위성이다.

연구팀은 10년 전 카시니호의 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위성 남극에서 염류를 포함한 얼음 결정이 분출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엔켈라두스 표면을 뒤덮고 있는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 액체 상태의 바다와 뜨거운 물을 뿜어내는 분화구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중력을 이용한 측정에 따르면 엔켈라두스 남극에 있는 바다는 얼음 표면으로부터 30∼40km 내려간 곳에 있으며, 바다의 깊이는 약 10km다.

연구팀은 암석과 물이 만나는 지점의 온도는 90℃ 가량이며, 물의 수소이온 농도(pH)가 8.5∼10.5로 지구의 바닷 물보다 염기성이며, 염류의 농도는 4% 미만이라고 추론했다.

이러한 조건은 2000년 대서양 심해에서 발견된 해저온천 ‘잃어버린 도시(the Lost City)’와 유사한 조건이다. 가브리엘 토비 프랑스 낭트대 교수는 네이처에 함께 실린 논평에서 “일부 과학자들은 이런 심해의 알칼리성 온천 지대에서 지구의 생명체가 처음 발생했으리라고 추측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번에 엔켈라두스에서 뜨거운 물이 분출되는 열수(熱水) 활동의 증거까지 발견되면서 외계 생명 탐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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