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100편. 나만 모르는 건 아닐까?

입력 2015-03-18 09:30
최근 국내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미움 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著)』는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심리학을 수학한 철학자와 매사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철학자는 우리에게 “트라우마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인간관계는 왜 힘든 걸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와 같은 원초적이지만 답을 쉽게 찾기 힘든 의문들을 스스로의 내면에서 찾으라고 한다.

궁극적으로 투자시장 환경은 투자자의 시각에 따라 변한다. 모두에게 적합한 환경이나 투자전략은 없다. 각자마다 적합한 투자전략은 따로 있어서 투자자 스스로 그 방법을 찾아야한다.

펀드는 수많은 기초 자산(주식, 실물, 파생 등)이 뒤섞여 편입되어 있다. 상당한 지식과 투자 경험이 뒷받침 되어야 그 흐름과 수익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용어에 대한 개념조차 낯선 서툰 투자자가 이를 이해하고 투자에 반영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친숙한 상품이라고 해서 내용도 말랑말랑한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펀드투자를 하면서 의외의 큰 손실을 겪지 않으려면 가입부터 관리에 대한 기본지식을 쌓는 일을 선행해야한다.

그간 글로벌 시장의 급변 등의 이유로 큰 손실을 입고도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금융기관은 투자자들의 올바른 투자선택을 돕기 위해 PB(Private Banker)라는 전문상담자를 대기시켜 두고 있다.

그리고 일반판매 창구에는 펀드투자상담사가 있어서 투자자의 펀드 투자를 돕고 있다. 하지만 정책당국이나 금융기관의 애초 취지와 다르게 많은 투자자들이 충분한 상담과 상품소개를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얘기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금융기관에게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치밀하지 못한 접근도 문제다. 아무리 좋은 조언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제대로 듣고 바른 판단을 할 능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투자의 최종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 투자자는 어떤 경우에도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한 궁금증은 없어야 한다. 투자하려는 펀드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해야한다. 질문을 부끄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개인투자자가 금융기관 전문 인력에게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펀드 비용 속에 상담의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 모른다고 피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자신의 투자를 망치는 일이다.

급변하는 투자시장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답을 얻는 방법은 묻는 것이다. ‘이 정도도 모른다고 얕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큰 성취를 해낸 사람들일수록 질문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 지 잘 안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지닌 최고의 탁월함은 자신과 타인에게 질문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나만 모르는 건 아닐까? 너무 수준 낮은 질문 아닐까? 배경지식을 갖추고 질문하는 게 낫지 않을까?’와 같은 생각으로 질문을 망설이는 동안 시장은 그만큼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