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질환의 단골손님 중 하나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앞쪽까지 연결된 힘줄(족저근막)이 손상되어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10%가 이 질환을 경험했을 정도로 흔하며, 보통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거나 편평족인 사람에서 잘 생긴다. 발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나 과체중인 사람과도 연관성이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로도 생길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안한 신발보다는 하이힐이나 플랫슈즈, 어그부츠 등 발과 발목에 충격이 그대로 가는 신발을 장시간 착용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아침에 첫 발을 디딜 때 심한 뒤꿈치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종아리근육이 뭉쳐있거나 아킬레스건 단축이 동반된 경우라면 발을 발목의 앞쪽으로 당기는 동작에서 통증이 더 심해진다.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과 저림, 부종 등도 생길 수 있다. 움직일 때 소리가 나고 국소적인 부종이 발생할 경우에는 족저근막이 끊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족저근막염이 나타나면 우선 엑스레이, 초음파, MRI 등의 영상검사를 한다. 측면 엑스레이 사진으로 뒤꿈치뼈의 골극이나 스트레스골절을 진단하며, 초음파검사 결과 5mm이상 근막이 두꺼워져 있으면 족저근막염으로 보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은 척추협착증, 말초신경포착, 활액낭염, 관절염, 골절, 감염 등과 감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자세한 병력과 진찰이 동반되어야 한다.
다행히 족저근막염 환자의 90% 정도는 자연적으로 낫거나 보존적 치료로 6개월 이내에 회복된다. 보존적 치료는 휴식, 온찜질, 냉찜질, 종아리 근육 스트레칭, 근력강화운동 등으로, 과체중일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고 소염진통제 복용이 도움이 된다. 그 외에 체외충격파치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야간부목, 보조신발, 테이핑, 도수물리치료, 보튤리눔 독소주사, 인대강화주사, 근자극술 등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6개월 이상 보존적치료에도 차도가 없다면 족저근막 부분절제술 및 유리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발은 20여개의 뼈와 근육, 30여개의 관절, 100개 이상의 인대로 이루어져 있다. 발에는 신경, 혈관 등도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만큼 발을 어느 신체부위에 뒤지지 않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건강을 지킨다는 것은 곧 자신의 건강을 지킨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