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이 살아났다… 성남FC, '일본 자존심' 감바 오사카 잠재워

입력 2015-03-04 07:44


2014년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성남 FC가 바로 그 해에 FA(축구협회)컵 우승 드라마를 쓴 것도 모자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와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바꿔놓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성남 FC(한국)가 3일 오후 7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홈 경기에서 황의조의 활약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두고 K리그 시민구단 최초로 기념비적인 챔피언스리그 첫 승리 기록을 남겼다.

브라질에서 데려온 새로운 골잡이 히카르도 부에노를 맨 앞에 세우고 미드필드를 노련한 멤버로 구성한 김학범 감독의 전술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2014년 일본 프로축구 각종 대회를 모두 휩쓸어버린 감바 오사카(J1리그 우승, 일왕배 우승, 리그컵 우승, 슈퍼컵 우승)에는 일본 국가대표 중원을 오랫동안 지켜온 엔도 야스히토가 뛰고 있기에 김학범 감독은 이에 못지 않은 토종 미드필더들(김두현, 김성준, 이종원, 김철호)을 든든하게 배치했다.

그 덕분에 매우 이른 시간에 선취 결승골을 뽑아냈고 후반전 결정적 순간에 아름다운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화요일 저녁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아온 성남 팬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경기 시작 후 6분만에 황의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히카르도 부에노가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차 넣었고, 이 페널티킥을 얻어낸 황의조가 68분에 김태윤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 감아차기를 멋지게 꽂아넣었다.

지난 달 28일(토) 낮 우라와 레즈와의 일본 프로축구 슈퍼컵 결정전을 2-0으로 이기고 한국으로 날아온 감바 오사카의 하세가와 겐타 감독은 70분에 떠오르는 골잡이 우사미 다카시를 교체로 들여보냈지만 집중력 좋은 성남 FC 수비라인을 끝내 허물지 못했다.

이 승리를 거둔 성남 FC는 7일(토) 오후 3시 전주성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의 2015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준비한다. 이 경기가 K리그 클래식 챔피언과 FA컵 우승 팀간의 슈퍼 컵 성격을 띠는 것이라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성남 FC의 챔피언스리그 세 번째 경기는 광저우 R&F와의 원정 경기(17일 오후 8시 30분)로 예정돼있다.

한편, 이보다 1시간 뒤에 중국 광저우에 있는 유에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광저우 R&F(중국)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맞대결은 예상 밖으로 원정 팀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2-1로 이겼다. 해외파 미드필더 맞대결(부리람 '고슬기' vs 광저우 '박종우, 장현수')이 종료 직전까지 매우 흥미롭게 펼쳐졌는데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승리로 F조 순위는 대회 이전 예상과는 반대로 혼돈 속에 빠져들었다.

일본의 강팀 감바 오사카가 1강으로 분류되고 성남 FC와 광저우 R&F가 16강에 오르는 나머지 한 장의 티켓을 다툴 것으로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예상했지만 2라운드가 끝난 현재까지 이 예상은 놀랍게도 뒤집혀 있다.

※ 2015 AFC 챔피언스리그 F조 경기 결과(3일 오후 7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

★ 성남 FC 2-0 감바 오사카 [득점 : 히카르도 부에노(7분,PK), 황의조(68분,도움-김태윤)]

◎ 성남 선수들

FW : 히카르도 부에노(90분↔남준재)

AMF : 황의조(90+3분↔김동섭), 김두현(72분↔곽해성), 김성준

DMF : 이종원, 김철호

DF : 박태민, 윤영선, 임채민, 김태윤

GK : 박준혁

★ 광저우 R&F 1-2 부리람 유나이티드

◇ F조 현재 순위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6점 2승 4득점 2실점 +2

성남 FC(한국) 3점 1승 1패 3득점 2실점 +1

광저우 R&F(중국) 3점 1승 1패 3득점 2실점 +1

감바 오사카(일본) 0점 2패 0득점 4실점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