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국가 재난 수준, 체감실업률 21.8%"..정세균 의원 분석

입력 2015-03-02 15:42
수정 2015-03-02 15:43
청년층이 느끼는 실업률은 실제 통계치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세균 의원실에서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의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년층의 체감실업자는 107.1만명, 체감실업률은 무려 21.8%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청년층 공식실업자 수 39.5만명의 2.7배에 달하는 수준이며, 공식실업률 9.2%보다도 무려 12.6% 포인트가 높은 결과로 우리 사회의 실제 청년실업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공식 실업률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는 주로 청년층의 잠재경제활동인구(이하 잠재경활)에 기인한다. 잠재경활이란 비경제활동인구 중 사실상 실업상태에 놓인 사람을 의미하며, 잠재구직자와 잠재취업가능자로 구성된다. 이번 분석 결과 청년층의 잠재경활은 61.1만 명으로 타 연령대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임이 확인되었다.

청년층 잠재경활이 많은 이유는 청년이 구직활동 없이 취업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고, 취업준비 기간 또한 매우 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된다. 취업준비 기간이 긴 이유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정규직 vs. 비정규직 격차)가 심화되고 있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옮겨갈 수 있는 ‘일자리 상승 사다리’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즉, ‘비정규직/중소기업’에서 아무리 많은 경험을 쌓더라도 ‘정규직/대기업’으로 상승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처음부터 ‘정규직/대기업’에 취업하려 하는 경향이 취업준비 기간을 길어지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성에 비해 남성 청년의 실업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남성의 체감청년실업률은 24.0%로 여성의 체감청년실업률 19.6%보다 4.4%p 높은 수준이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잠재경활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성이 처음부터 좋은 직장(정규직/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여성의 경우 시간관련 취업가능자가 많은데, 이는 여성이 우선 취업한 이후 추가취업을 준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단시간근로자/비정규직에 머물러 있을 경우, 결혼?출산?육아 과정에서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현상이 심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여성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청년층(15세~29세)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20대 초반(20세~24세)의 체감 실업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20대 초반의 체감실업률은 25.6%로 20대 후반(25세~29세)의 18.7%보다 6.9%p나 높다.

이는 20대 초반 청년이 후반 청년에 비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취업준비 기간을 늘리는 경향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20대 후반에 체감실업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20대 후반이 되고서도 직장을 얻지 못한 청년들이 어쩔 수 없이 눈높이를 낮추면서 서서히 체감실업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만큼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의 질이 좋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기획하고 이끌어갈 미래세대인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20%가 넘는다는 것은 분명 국가비상상황이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따로 일수 없고, 야당도 충분한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정부는 모든 정책에 우선하여 청년실업 극복을 위한 근본적 정책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 방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중구조화 되어 있는 노동시장을 정상화시키는 방향이어야 하며,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일자리 상승 사다리’를 강화시켜 취업준비기간을 줄일 수 있게 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일자리 관련 눈높이를 낮추라고 요구해서는 안된다.

정세균 의원은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구특성별 체감실업 상황과 대책을 책임 있게 발표하고 이에 근거하여 성별, 연령별, 학력별 실업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특히 공식실업자와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 잠재경제활동인구의 차별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