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돈, 정치·경제 이야기 32…시스템의 구축(6) 접근성

입력 2015-03-23 09:30
<싸이>라고 하는 별로 잘 생기지도 않은 한국의 가수가 2013년 세상을 놀라게 했었다. 유투브 조회 수 30억 뷰를 넘어섰으니...본인 스스로도 놀랄만한 기록이었다.

그가 보여준 말 춤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치인이나 혹은 스포츠 예능 스타들이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전무후무한 기록의 가장 큰 공신은...무료로 음원을 공개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초 1억뷰를 막 넘겼을 때 인터뷰에서 싸이는 “1억뷰를 넘겼지만 번 돈은 전혀 없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연히 무료 음원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그의 음악을 들었어도 돈은 벌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광고 효율성 면에서 엄청난 가치를 가지게 되면서...광고가 밀려들어왔고 결국 무료로 음원을 공개하고도 엄청난 돈을 벌었다.

푼돈에 얽매여 음원을 움켜쥐고 숨긴 것보다 공개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말이다.

과거 일본의 베타박스와 VHS의 대결 역시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누구도 이 싸움에서 VHS가 베타를 이길 것이라고 예측하지 않았다.

베타가 훨씬 더 콤팩트하고 더 오랜 시간 녹화가 가능했었기 때문에 당연히 소비자들은 베타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당연히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들도 베타방식의 비디오 플레이어를 앞 다투어 출시하기 시작하면서...당연히 세상은 베타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베타방식의 비디오 플레이어가 아무 쓸모없는 고물이 되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베타 방식으로 기록한 영화들이 점점 줄어들더니...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지.

훨씬 더 작고 더 오랜 시간 녹음이 가능했던 베타가 VHS에게 패배한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원인은, 모듈을 공개하지 않아 기술의 표준화를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진보된 제품을 만들어봐야 비디오 제조업자들이 이미 공개된 VHS 방식에 대부분의 저장을 해서 유통을 시키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영화의 선택을 할 수 있는 VHS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

역시 꼭꼭 숨겨둔 것보다는 공개함으로서 오히려 승리하게 된 케이스다.

이런 일은 최근에도 있었다.

그동안 휴대전화는 그저 잘 터지고 내구성이 강한 것 정도가 중요한 비교의 대상이었다.

그 이전에도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많았었지만...컴퓨터가 있는데 굳이 스마트 폰을 통해 뭔가 일을 한다는 것은 감히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지.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젊은이들을 애프리케이션(이하 “앱”)의 세계에 끌어들임으로서 기존의 상식을 과감히 허물어 버렸다.

애플은 일정한 가이드라인 이외에 대부분 자유로운 <앱>의 거래를 보장하면서 젊은 개발자들을 <앱>의 개발에 스스로 나서게 적극 유도했고...참신한 사고를 가진 개발자들이 속속 대박을 치는 일이 많아지게 되면서 더 많은 천재들이 이 세계에 뛰어들게 되었다.

이들에 의해 세상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의 세계로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지.

이 과정에서 당시 휴대전화 업계에서 최강자였던 <노키아>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쇠퇴하게 되었고 휴대폰이라고는 전혀 만들어보지도 못했던 애플이 휴대전화 업계에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가 가장 먼저 시작한 포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된 동기는 결국 젊은이들을 끌어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참여자 스스로 <지식in> 이라는 곳에 글을 올리게 하면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무한대의 새로운 컨텐츠가 저절로 생기는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이 오늘 날의 넘사벽...<네어버>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시장에서 대단한 승리를 거두었던 회사들의 공통점은 <대중으로부터의 접근성>이 용이했었다는 점이었다.

“주먹을 쥐고 있다는 것”이 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준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