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을 갖출 때 중요한 것은 공정한 배분이다.
누구든 자신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그 공정한 배분이라는 것이 참으로 애매하다.
어떤 것이 공정한 것일까?
일단 동등한 배분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과거 인천에 살 때...간식으로 오징어를 구워서 먹을 때를 기억하니?
만약에 내가 오징어를 임의적으로 나누고...너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면 아무리 저울에 달아서 공정하게 배분했다고 해도...너희들은 둘 다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다.
건재는 내가 이수를 더 사랑해서 더 많이 주었다고 생각할 것이고 이수 역시 아들을 편애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이런 방법은 어떨까?
오징어를 잘게 쪼개서 나누는 것은 건재가 하고...대신 고르는 것은 이수가 먼저 고르게 했다면 이는 불만의 여지를 처음부터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조각난 오징어를 나누어야 하는 건재는 나중에 골라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공정하게 나눌 것이다.
스스로 공정하게 나누었다면 당연히 불만은 없다.
또한 이수는 이수의 시각으로 판단해서 먼저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었으니 또한 불만이 없었을 것이다.
이런 식의 동등한 배분은, 건재와 이수가 나의 아들과 딸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즉 너희들은 나의 자식으로서 동등하기 때문에 동등한 배분이 효율적인 배분이 될 것이다.
하지만...이수와 건재가 아니고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에서라면...동등한 배분은 공정하지 않다.
만약 열심히 일한 사람이나 그냥 시간만 허비한 사람에게 같은 보상을 해준다면...누가 회사의 부흥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니?
이처럼...같은 노력에 대해서는 차등이 없는 동등한 배분이 공정한 것이고 다른 노력에 대해서는 차등의 배분이 공정할 수도 있는데...누구에게나 불만이 없는 공정한 배분의 원칙을 세워두는 것도 아주 중요한 시스템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배분이 투명하고 공정한 회사에 투자를 했을 때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사실, 공정한 배분에 대해서 서방세계는 다소 편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캘비니즘>이 근저에 깔려 있어서 <승자 독식>의 성향이 좀 강하다고 했었지?
그래서 <허벌라이프>나 <암웨이>처럼 유명한 다단계 회사는 대부분 미국에서 주로 많이 나오는데...다단계의 경우 하위 판매자의 평균 수당과 상위 판매자의 평균 수당은 땅과 하늘 차이다.
경우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다단계식 배분은 승자에게 너무 편중된 배분의 예가 될 것이다.
배분에 불만이 많아...중간에 포기하고 떠나는 판매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즉, 미국식 승자독식체제도 너무 과도할 경우 많은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1980년 이후로 전 세계의 생산량은 세계 인구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야하겠지만...극빈자는 오히려 더 증가했다면 이는 너무 심각한 차등 배분으로부터 생긴 결과일 것이다.
혹자는 차등배분이 성공의 욕구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그것도 정도 문제다.
우리가 대공황이라고 부르는 1929년부터 시작된 경제 붕괴 이후 극심한 빈부의 격차를 가져오게 했는데 이런 부의 편중 현상이 지속되면 군중은 극단적으로 바뀌게 된다.
결국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해졌던 유럽은 히틀러와 같은 극단주의자에 대한 왜곡된 지지를 만들게 되어 세상을 더욱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 것이지...
최근에도 유럽을 강타했던 재정위기 이후...극우나 극좌와 같은 강경파가 대거 정치판에서 세력을 확장하게 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니까...너무 편중된 배분으로 인한 극심한 빈부의 격차는 기득권자들에게도 독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불합리를 해소하고자...1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도스 플랜>이...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마샬 플랜>이 극심한 부의 편차를 없애는데 큰 공을 세웠고...이런 부의 이동에 의해 세상은 좀 더 안전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승자에게 주는 게런티가 없다면 회사의 발전도 없다.
오늘날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공산주의를 택하고 있는 북한은 가장 못사는 나라 중에 하나가 되었는데...그것은 꾀병을 부리고 일을 하지 않아도...혹은 열심히 일해도 같은 보상을 받기 때문이었다.
동등한 배분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가난해진 오늘 날...북한의 여성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월경하다가 초소 군인들에게 적발되면 홀랑 벗겨진 채로 뭍 매를 맞아야하며 때로는 총격을 받아 즉사하기도 한다.
그렇게 죽을 고비를 넘겨서 두만강을 넘어봐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포악하고 잔인한 인신매매 조직들이다.
어차피 뒤돌아가야 죽을 수밖에 없는 가여운 여인들을 사창가에서 일하게 만들기도 하고...몸이 아프거나 해서 상품가치가 없어진 여인들은 장기가 필요한 고객이 있을 경우 불법으로 각막이나 장기를 축출당하기도 한다.
이런 지옥을 만든 것은...인간에게 일하고 싶은 의지를 심어주지 못한 공산주의의 태생적인 문제점에 있을 것이다. 즉 스스로 축재를 할 수 있는 의지를 꺾어서는 장기적으로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고 결국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프랜시스 후꾸야마>가 쓴 <역사의 종말과 최후의 인간> 이라는 책에서도 “공산주의가 100년을 넘기지도 못한 시점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더 잘살고자 하는 욕구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억눌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가 발달한 유럽이 지난 2010년 국가 부채 위기에 빠지고, 또한 경제 문화의 발상지를 자처하면서도 미국에 뒤질 수밖에 없었던 것도 결국 너무도 과도한 세금으로 부자들의 의지를 빼앗았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동등한 배분도...너무 편중된 배분도 모두 문제를 만들 수 있다.
그럼 성공적인 예를 들어보자.
지금껏 지구상에서 가장 큰 부를 만들었던 사람은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었다.
메디치 가문은 정식으로 은행을 설립하여 태환, 환어음, 예금 등의 업무를 제공했었는데 그들이 유럽 전역에 지점을 성공적으로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시스템 때문이었다.
각 지역의 메디치은행 책임자를 메디치 가문의 직원이 아니라 그 지역의 사업 파트너로 충당했다. 즉.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둔 것이지...로마의 시스템에서 보았던 내용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마.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그 수익은 그 기여도에 따라 적절히 차등 배분 했다는 점이다.
당시만 해도 외환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었기 때문에 각 나라의 화폐 가격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었는데...이는 마치 대구에서 사과가 풍년이 들어 싸지면 그곳에서 사과를 사다가 서울에다 파는 격이었지...
이런 불일치는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는데...남들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마차를 타고 시장 불일치를 찾아 더 많은 수익을 올린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해줌으로서 메이치 가문은 이런 “몸 바쳐 일하는 자들”의 자발적 노력에 의해 크게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이지...
결론적으로...
가장 공정한 배분이라고 하는 것은...능력에 따른 차등 배분이 먼저 보장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차등 배분으로 인해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 역시 경계해야만 하는 것이다.
조금 어렵니?
그럼 이 시대 최고의 달인 버핏의 생각을 좀 빌어보자.
“1인당 GDP가 50,000달러인 국가에서는 누구도 굶주려선 안 되고 의료 혜택을 걱정하지 않으며 나이 드는 걸 염려하지 않아야 하고 모두가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혁신의 동기를 없앨 정도까지 부를 공유하자는 건 아니다.”
위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