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까지 걸린 금호산업 인수전에 신세계까지 막판에 뛰어들면서 인수전이 과열되는 분위기인데요.
금호산업 인수를 둘러싼 주요 쟁점,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신세계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박삼구 회장 대 정용진 부회장' 간의 대결 구도가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신세계의 도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지만 이번 인수전은 중견 건설사인 금호산업보다는 금호산업의 자회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항공사는 물론이고 유통이나 물류 기업들이 시너지 확보를 기대하며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해서 결과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롯데나 CJ, 제주항공을 갖고 있는 애경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 거란 전망들이 많았습니다.
'유통 공룡'인 신세계 역시 이런 맥락에서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기존의 호텔과 백화점, 면세점 사업에 항공업까지 추가하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또 금호산업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금호터미널 역시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인데요.
지난해 신세계는 금호터미널로부터 지금의 광주 신세계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20년 동안 보증금 5천억 원에 장기 임대했습니다.
즉 금호산업 인수 시 금호터미널 경영권까지 함께 확보하게 되면서 이 5천억 원을 되돌려받을 수 있을 거란 전망입니다.
이 점과 관련해 한편으로는 경쟁 관계에 있는 롯데를 의식해 방어 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롯데가 본입찰에 참여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방금 말씀드렸던 광주 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롯데에 내줘야 할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이 때문에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앵커>
또 다른 '유통 공룡' 롯데나 1등 물류회사를 둔 CJ가 인수의향서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금호산업 인수가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향서를 내지 않았더라도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 참여가 가능하도록 문이 열려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주식 가치만 놓고 볼 때 5천억 원대 자금이면 금호산업 인수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시아나 경영권 확보 등 이른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이 금액은 8천억 원에서 1조 원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인수전에 뛰어든 사모펀드들 중에서 단독으로 금호산업 인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인데요.
이 때 롯데나 CJ가 인수의향서를 낸 사모펀드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즉 금호산업을 재탈환하려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경쟁자가 인수의향서를 낸 신세계의 정용진 부회장과 호반건설만 있는 게 아니라 사모펀드의 베일에 가려진 롯데나 CJ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결국 관건은 박삼구 회장의 인수할 여력이 되느냐, 인수자금 마련이 가능하느냐는 건데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일단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 측은 금호산업 인수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또 '50%+1주'라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 인수에 가장 유리한 건 사실입니다.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 워크아웃 이후 사재 3천3백억 원을 들여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받았는데요.
우선매수청구권은 시장에 나온 매물을 제3자에게 팔기 전에 같은 조건에 먼저 사들일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뜻합니다.
즉 박 회장이 최고 입찰가 수준의 자금만 확보되면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먼저 사들일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인수가가 최대 1조 원에 이를 거란 전망 속에서 박 회장 측의 자금 여력이 그리 충분하지 않을 거란 시각이 팽배합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를 동원할 거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상그룹이나 군인공제회가 꼽히는데요.
대상의 경우 임창욱 명예회장이 박 회장의 매제이고 군인공제회는 금호아시아나의 우호적 투자자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금호산업 인수전에 관해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