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이 60여년도 훨씬 전에 문을 열었다는 도가니탕 전문점을 소개해줬다. 도가니탕은 소의 무릎과 관절을 끓여낸 탕국으로, 단백질 성분이 풍부해 관절 건강에도 좋은 음식으로 전해온다. 그래서인지 식당에는 유독 중장년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무릎에 무리가 가면서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슬개연골연화증이 있다. 무플 뼈 관절을 덮고 있는 연골은 비교적 단단한 편인데, 슬개연골연화증이 진행되면 연골이 탄력을 잃고 물렁해지면서 충격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다른 말로는 무릎연골연화증이라고도 부른다.
이와 비슷한 질환이 슬개대퇴통증증후군으로 달리기나 등산 등의 운동 후에 무릎 통증이 나타나며, 슬개골의 뒷면과 대퇴골 사이의 위치 이상에 의해 발생된다. 계단을 오르는 것보다 내려올 때 통증이 더 많이 생긴다. 슬개연골이 약해지고 염증이 발생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슬개연골연화증에서처럼 슬개연골의 손상이나 연화가 없는 것이 차이점이다.
슬개연골연화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무릎 앞쪽이 뻐근하게 아픈 것이다. 사무실, 극장에서 장시간 의자에 앉아있거나 한 자세로 차를 타고 여행을 할 때와 같이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앉아 있은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주로 계단이나 내리막길에서 무릎에 힘이 안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심해진다. 대부분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는 통증이 없고,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고 앉으면 통증이 심해진다. 무릎관절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무릎이 부을 수 있으며, 힘이 빠지는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슬개연골연화증은 환자의 증상과 의사의 진찰로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엑스레이를 찍어볼 수 있다. 무릎을 50-60도 정도 구부린 상태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슬개골과 대퇴골 사이 관절연골이 안쪽과 바깥쪽의 두께가 비슷해야 정상이지만, 슬개연골연화증에서는 관절간격이 좁아져 있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질환 초기라면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약물 및 물리치료, 주사치료와 함께 허벅지 근육강화 운동으로 호전될 수 있다. 무릎에 실리는 중력을 줄이기 위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하이힐보다 바닥에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방법으로 낫지 않으면 관절내시경으로 슬개골 관절 면을 고르게 다듬어 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 신체기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자녀들에게 혹여 부담이라도 줄까봐 불편해도 내색하지 않는 부모님 심정이야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치료를 미루다 수술까지 하게 되는 노인환자를 대할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자녀들이 먼저 부모님의 관절 건강을 챙겨드리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