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중장년층이 가장 걱정하는 만성질환 1위가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한다. 그 중 퇴행성 슬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무릎 관절이 닳고 변형되는 질환이다. 무릎연골이 마모되면 뼈로 충격이 바로 전달되어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 때문에 움직임이 줄어들면 근육위축이 오고, 병이 더 진행되면 관절이 커지고 뻣뻣해지면서 통증도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붓거나 슬관절에 물이 차기도 한다. 심한 경우, 다리가 활처럼 휘는 'O자 다리'가 되며, 걷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퇴행성 슬관절염은 선천적 또는 병적인 이유로 뼈의 배열에 이상이 오거나 외부 손상, 과체중,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의 약화, 말초신경이상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성호르몬의 변화도 관절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같은 연령의 남성보다도 폐경된 여성에서의 발병율이 더 높은 이유다.
우선 통증의 부위 및 증상을 듣고 나서 x-ray를 찍어 보면 쉽게 질병의 진단이 가능하다. 관절의 간격이 좁아지고, 뼈의 돌기(골극)가 자라기도 한다. 연골아래 뼈가 경화되어 하얗게 보이거나 낭종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러한 사진상의 변화가 통증의 정도와 비례해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퇴행성 슬관절염은 K-L단계를 기준으로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나누어서 구분하는데 관절염이 시작되는 1단계에서는 관절 내측의 간격이 좁아지고(관절협소) 골극이 의심된다. 2단계에는 분명한 골극이 형성되어 있고, 관절협소도 의심된다. 3단계에는 다발성으로 골극이 있고, 관절내측 간격이 완전히 좁아지며 뼈가 굳어지는 골경화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뼈의 변형(골변형)도 의심할 수 있다. 관절염 말기인 4단계는 심한 골극, 관절간격, 골경화와 함께 골변형도 와 있는 상태이다.
치료는 체중감소와 운동이 기본이다. 특히 체중을 감량하면 관절의 부하가 상당히 감소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그 외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관절주위 근육 긴장도와 통증을 줄이는 통증유발점 주사치료가 도움이 된다. K-L 2단계 이하에서는 관절 내에 히알우론 주사제를 넣어서 치료하기도 한다. K-L 3단계이상, 특히 관절 연골이 다 닳아있는 경우라면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사람의 힘으로 노화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시기를 늦추거나 지연시킬 수는 있다. 그런 면에서 체중관리와 함께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야말로 관절을 지키는 최고의 건강비책이라 하겠다.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