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메라리가 프리뷰] 라요 vs 비야레알, 예측할 수 없는 승부의 승자는?

입력 2015-02-15 18:58
수정 2015-03-07 11:05
▲ 쉽지 않은 일정이 기다리는 비야레알에게 라요는 까다로운 상대이다. (사진 = 비야레알CF)

강등권과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라요 바예카노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가까워진 비야레알이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에서 만났다.

1. 라요의 숙제, 2승 1무 7패의 홈성적

라요 바예카노는 다른 리그의 하위권 팀에게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현재 라요 바예카노는 23점의 승점으로 13위에 랭크돼있지만 보통 상위권 팀들에게 높은 수치인 볼 점유율 순위에선 바르셀로나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것은 라요의 감독 파코 헤메스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수치이다. 어느 팀을 상대로도 라인을 낮추고 웅크리기보단 많은 실점을 하더라도 한 골을 위해 전진하는 헤메스의 전술 때문에 강팀에게 종종 대패를 당해 골득실은 그다지 좋진 않지만 가끔 강팀을 잡아내며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또한 상대를 가리지 않는 이러한 플레이스타일로 인해 골득실은 엉망이고 무승부 횟수가 적다. 지난시즌에도 라요는 38경기동안 80실점을 하였고 2011년부터 지금까지 무승부를 모두 세어보아도 15회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요는 독특한 색깔을 바탕으로 몇 년째 프리메라리가에 잔류중이고 매시즌 주요 선수가 팔리고 있음에도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파코 헤메스 감독은 프리메라리가 내에서 명장으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라요의 이번 시즌 홈 성적은 명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부끄럽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까지 10번의 홈경기동안 라요는 단 2번의 승리를 거뒀다. 알메리아처럼 홈에서 강팀들을 모조리 상대했으면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는 성적일 수도 있지만 이 기간동안 라요는 상위 6개팀 중 바르셀로나와 세비야만 홈에서 상대하였다.

라요가 홈에서 패배한 팀들 중에는 코르도바, 데포르티보, 에이바르, 엘체 등 패배해선 안될 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위 팀과의 패배는 대부분 한 점차로 승부가 결정되었고 점유율이나 슈팅 수등 많은 수치에서 압도하고 당한 패배였기에 라요에겐 상당히 아쉬웠을 것이다. 또한 요즘 홈경기에서는 공격적인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골이 나오지 않는 추세이다. 홈에서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2. 라리가에서 가장 바쁜 팀, 비야레알

비야레알은 현재 프리메라리가에서 가장 바쁜 팀이다. 비록 4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패배했지만 아직까지 코파델레이 토너먼트에서 생존중이고 유로파리그 32강 역시 진출하여 오는 19일 잘츠부르크와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다. 비야레알은 1월부터 지금까지 약 40여일 동안 11경기를 치뤘고, 3월 초까지 주중과 주말 경기를 모두 소화해야하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잘츠부르크와의 유로파리그 32강전에서 승리한다면 이 강행군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 지옥의 일정속에서도 비야레알은 잘 버텨왔다. 10월 세비야와 발렌시아에게 연속으로 패배하면서 잠시 주춤하는가 했지만 11월부터 1월까지 모든 공식전에서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으면서 (18전 13승 5무) 점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의 승점 차이를 줄였다. 또한 이 기간동안 루치아노 비에토와 데니스 체리셰프 등 새로운 선수들이 적응을 잘 해줬고 무사키오,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 등의 선수들이 부상당했음에도 헤라르드 모레노 등 비주전급 선수들이 그 역할을 잘 대체해 주면서 어려운 일정을 잘 이겨내왔다.

하지만 비야레알은 조금씩 힘이 부족해지는 듯 보인다. 휴식기 이후 쉬운 상대였던 엘체에게 두 골을 먼저 득점하고도 비겼으며 레알 소시에다드 전 4골을 몰아쳤던 것 처럼 화끈한 공격력은 이젠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2월에 접어들자마자 바르셀로나에게 패배하며 무패행진을 마감하였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잘해주던 수비수 가브리엘 파울리스타는 아스날로 떠났다.

이적시장 마무리 전 베일리와 캠벨을 영입하면서 전력보강을 한 것은 다행스럽지만 아직도 3개 대회를 병행하기엔 비야레알의 스쿼드는 가벼워보인다. 코앞으로 다가온 잘츠부르크 전과 라요전을 동시에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이것은 라요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난히 비야레알은 경기간격이 길지 않을 때 승리를 거두지 못한 적이 많았다.

3. 비야레알의 중원 공백을 라요가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인가?

비야레알에게 브루노 소리아노는 없어서는 안될 선수이다. 비야레알이 강등되었을 때 발렌시아를 비롯한 많은 구단이 브루노 소리아노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되려 브루노는 2012년에 2020년까지 무려 8년 재계약을 맺으면서 비야레알과 함께 2부리그 생활을 했고 마침내 주장이 됐다. 세군다리그 최우수 중앙 미드필더라는 타이틀과 함께 2부리그를 거쳐 돌아온 브루노 소리아노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기량으로 비야레알의 중원을 책임졌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비야레알의 상승세를 이끌며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렸고 뛰어난 여러 미드필더 자원들을 제치고 오랜만에 스페인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핵심 선수 브루노 소리아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브루노는 비골 골절로 인해 당분간 경기에 뛸 수 없다. 또한 같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조나단 도스 산토스 역시 근육문제로 인해 출전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아마 토마스 피나와 트리게로스, 혹은 모이 고메스가 이 위치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선수가 나서더라도 브루노만큼의 활약을 보여주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라요의 높은 점유율을 활용하며 전진하는 축구에 비야레알이 꽤나 고전할 수 있을수도 있다. 체리셰프와 비에토 등이 이끄는 역습의 시발점이 되는 패스를 제공할 브루노가 없는 것은 라요에겐 굉장히 좋은 조건이다. 라요는 비야레알의 오른쪽 공격만 잘 막는다면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4. 라요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지쳐있고 약점이 드러난 비야레알이지만 라요가 그 빈틈을 잘 파고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라요의 경기력은 워낙 일관성이 떨어진다. 알베르토 부에노와 레오 밥티스탕 등의 공격수들은 기복이 심해 잘 해줄 때와 못 해줄 때의 경기력 차이가 많고 측면의 아퀴노 역시 번뜩번뜩한 움직임을 보여주긴 하나 잘 풀리지 않을 땐 많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자주 바뀌는 중앙 수비수 역시 불안정한데 압둘라예 바는 한 경기에 직접 2실점에 관여한 적도 있을 정도로 최악의 안정감을 보여주며 안토니오 아마야는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나서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발이 많이 느리다. 아마 아마야가 선발로 나온다면 무사키오에서 비에토에게 다이렉트로 이어지는 롱볼에 고전할 수 있다. 그 밖에 제 카스트로는 데포르티보 시절처럼 단단하진 않는 등 예전 브레멘으로 떠난 갈베스만큼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없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되는 알바레스 골키퍼의 박스 장악력이나 순발력 역시 라요에겐 걱정거리일 것이다.

이 경기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두 팀 모두에게 가능성이 있고 또한 위기가 올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실수를 적게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끌 것이라 생각되는데 양 측 모두에게 그러한 위험 요소를 지닌 선수가 있기에 무승부로 끝날 가능성이 그나마 높다고 생각한다.

승부 예측 : 무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