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대인 관계가 많은 직장인 김수연(가명, 40) 씨는 어느 날 목에 혹이 만져지는 것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무려 4cm나 되는 혹이 갑상선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갑상선 조직검사 결과 천만 다행히 암은 아니라고 진단을 받았지만 한번 혹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침 삼킬 때마다 덩어리가 걸리는 느낌이 났고, 사람들이 목만 쳐다보는 것 같아 대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 정도로 큰 혹은 암이 아니라도 수술하는 것이 낫다는 정보도 인터넷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일까?
갑상선암도 아닌데 수술을 하자니 아깝고, 그냥 살자니 신경이 많이 쓰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김 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수술하지 않고 갑상선 양성 결절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갑상선고주파열치료술(이하 갑상선고주파치료)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가느다란 바늘로 열을 내어 혹만 소작하여 치료한다는 것이 갑상선고주파치료이다.
# 양성이 확실하고 증상이 있는 경우 갑상선고주파치료 대상
위드심의원 조우진 원장은 “김 씨의 혹이 양성 결절임이 확실하고, 혹으로 인해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갑상선고주파치료는 갑상선수술의 아주 좋은 대안입니다”고 말했다. 갑상선과 목 멍울 수술이 전공인 이비인후과 전문의 조우진 원장은 수술 흉터도 남지 않고 갑상선 기능도 살릴 수 있는 갑상선고주파치료의 매력에 빠져, 메스보다 초음파에 손이 먼저 가는 의사가 됐다.
지금은 국내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갑상선고주파치료 전도사이다. 조우진 원장은 “갑상선 결절이 암이 아닌 양성결절이란 점을 확진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두 번의 조직검사로 모두 양성임이 진단되어야 하고, 양성이라 할지라도 환자에게 증상이 있을 때만 갑상선고주파치료의 대상이 됩니다”고 설명했다.
# 치료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해야
심정석 원장은 갑상선고주파치료의 효과를 강조하기 보다 오용과 남용을 먼저 걱정했다.
“혹이 있다는데 겁이 안 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의사는 치료하지 않아도 혹이 충분히 안전하다는 학문적, 경험적 근거를 제시하여 환자를 먼저 안심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증상도 없는 아주 작은 혹을 암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고주파 치료하는 것은 대표적인 오남용 사례입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 갑상선고주파절제술 가이드라인 공저자인 심정석원장은 어떤 환자에게 갑상선고주파치료를 해야 하는지 매우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혹이 있다고 무턱대고 치료를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정석 원장이 말하는 갑상선고주파치료가 도움이 되는 경우는 혹이 커서 불룩하게 보이고 통증, 이물감, 기침 등 증상이 있으면서 2번 이상의 조직검사에서 모두 양성임이 확실히 진단된 경우 등이며, 우연히 발견된 증상없는 작은 갑상선결절, 조직검사를 아직 하지 않은 결절, 조직검사 결과가 불확실한 결절 등은 치료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