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 ‘농구 대통령’ 허재 KCC 감독 자진사퇴… 끝까지 ‘허재다웠다’

입력 2015-02-10 00:36
▲ 허재 KCC 감독 자진사퇴 배경은 역시 성적 부진이었다다.(자료사진 = 전주 KCC 이지스)

허재 KCC 감독 자진사퇴. ‘농구 대통령’도 밑바닥인 팀 성적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결국 스스로 옷을 벗기로 했다.

프로농구 전주 KCC 이지스 허재 감독이 결국 팀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허재 KCC 감독 자진사퇴는 감독 선임 10시즌 만이다.

허재 KCC 감독 자진사퇴와 관련해 전주 KCC 구단은 9일 “허재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사퇴 한다”고 밝혔다. KCC 측은 “이번 시즌 선수들의 계속되는 부상으로 구상이 틀어지고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허재 감독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허재 감독은 당분간 일선에서 물러나 심신을 추스를 예정으로 알려졌다. 허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음에 따라 우선 6라운드를 시작하는 11일 고양 오리온스와의 전주 홈경기에는 추승균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한국 농구의 중흥을 이끌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허재 감독은 2005년 KCC 2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2008-2009 시즌, 2010-2011 시즌 KCC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것을 비롯해 준우승 1회, 4강 플레이오프 진출 2회, 6강 플레이오프 진출 1회 등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허재 감독이 지휘한 7시즌 동안 KCC는 6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꾸준한 성과를 거두던 KCC는 최근 들어 성적 부진에 빠졌다. 2012-2013 시즌에는 정규리그 꼴찌인 10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지난 시즌에는 7위에 머무르며 6강 플레이오프마저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팀을 리빌딩하며 정비하면서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외국인선수 문제가 불거지는 등 악재가 겹치며 부진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했다. 45경기를 소화한 현재 KCC는 11승 34패(승률 244)로 9위에 머물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것은 물론, 최하위 삼성과도 겨우 2경기차로 앞선 것에 불과하다.

한편, 허재 KCC 감독은 자진사퇴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그만 둬야지 않겠느냐”고 되물으며 “당연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허 감독은 이어 “아침에 (최형길)단장님을 만나 그만 두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책임을 져야지”라고 말했다. 감독직을 내려놓고 코트를 떠나는 모습까지도 그는 ‘허재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