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상당수가 2014년 배당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100억원대 배당금을 챙겨가는 '배당부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8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4년 배당금을 100억원 이상 받게 되는 대기업 주주는 현재까지 모두 1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상장사들이 발표한 2014년 현금배당 공시를 토대로 집계한 것이다.
2014년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는 기업인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1만9천500원, 종류주 1주당 1만9천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조9천246억원으로, 2013년 기말 현금배당액 총액(2조1천6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받을 배당금도 2013년 1천79억원에서 2014년 1천758억원으로 63% 증가했다. 1천억원대 배당금을 받는 기업인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도 배당부자 2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이 받는 배당금은 2013년 495억원에서 2014년 649억원으로 31.1% 늘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배당금이 286억원에서 330억원으로 15.4% 증가하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배당부자 3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 배당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2013년 배당금 120억원을 받았으나 올해는 79.5% 늘어난 216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역시 배당금 규모가 155억원에서 217억원으로 40% 가깝게 증가했다.
그밖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155억원→205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192억원 동일), 정몽진 KCC그룹 회장(131억원→168억원) 등도 올해 1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는다.
정부 배당 확대 정책 속에 기업들이 줄줄이 배당금을 늘리면서 올해 새롭게 100억원대 배당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인도 4명이다.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은 2013년 94억원의 배당금을 받았지만 2014년은 이보다 53.3% 늘어난 144억원의 배당금을 손에 쥐게 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3년 배당금으로 91억원을 받았지만 2014년 배당금으로 109억원을 받는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씨도 배당금이 79억원에서 105억원으로 33.3% 늘어나고, 구광모 LG 상무 역시 86억원에서 105억원으로 배당금이 22.6% 증가했다.
지난해 16명이었던 100억대 배당부자는 올해 20명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229억원), 정몽준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154억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118억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107억원) 등 4명은 작년 100억원대 배당금을 받았지만 올해는 해당 기업이 아직 배당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배당금 규모를 한번 결정하면 이후에는 크게 줄이지 않는 특성을 고려할 때, 이들이 전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받는다면 올해 100억원대 배당부자는 최소 20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