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걸린 여성은 왜 갑상선암에 잘 걸릴까?

입력 2015-02-04 16:22


갑상선암과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서 각각 암발생 1, 2위를 차지할 만큼 아주 흔한 암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방암 환자에게 갑상선암이 더 많이 진단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국내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가운데 갑상선암 의심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돼 이를 입증하고 있다. 유방암 검진 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갑상선의 결절이나 종괴가 발견돼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유방암 환자는 왜 갑상선암에 잘 걸리는 것일까? 이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부터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방사선 치료가 갑상선에 영향에 미쳐 갑상선암 발병을 높이고, 또 갑상선암 수술 후 복용하는 갑상선 호르몬제가 유방세포를 자극해 유방암을 생기게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연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많은 학자들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 것은 암 발생 위험 인자가 서로 비슷하고, 또 초음파 검사를 통해 두 암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어 암 발견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실제 두 암은 가족력, 환경적인 요인 등 많은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우선, 갑상선암과 유방암의 가족력은 5~10% 수준으로 비슷하고, 부모가 갑상선암이 있으면 자녀는 4배, 형제나 자매 가운데 갑상선암이 있으면 6배 더 잘 걸린다는 것도 유방암과 비슷하다.

또 폐경기 전후의 40~50대 중년여성과 몸이 뚱뚱한 여성, 요오드 섭취가 부족한 여성에서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도 매우 흡사하다. 이밖에 자가면역 갑상선질환을 앓는 환자에서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 암이 서로 직접적인 관련은 없더라도 다른 암 보다는 더 흔히 발견되므로 정기검진을 할 때 이들 암을 모두 검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완치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평소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가족력이 있고, 몸이 뚱뚱하며, 요오드 섭취가 부족한 40~50대 폐경기 전후의 중년 여성들은 암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장문외과 유방-갑상선클리닉 홍지선 원장은 "유방암의 경우 평소 자가진단을 통해 유방의 윤곽이나 형태, 크기에 이상한 변화가 없는지 잘 관찰하고, 이상을 느꼈을 때에는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면서 "특히 40세 이후에는 매년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를 포함하는 유방검진을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지선 원장은 또 "갑상선암은 유방암과 달리 자가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게 되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며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