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실적 부진 우려에 시달렸던 정유, 화학, 조선업체 주가가 올들어 크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던 공매도가 주춤한 데다, 국제유가도 강하게 반등하면서 최근의 상승세가 단기간에 끝나진 않을 걸로 보입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내리막을 보이던 정유, 화학, 조선, 건설주 주가가 올들어 크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정유업체 가운데 에쓰오일 주가는 올해들어 30% 올라 작년 하반기 급락을 대거 만회했고, 대우건설, 현대중공업 등도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들 업종 주가가 바닥권 탈출에 나선 건 최근 국제유가 흐름과 무관치 않습니다.
미국의 산유량 감축 전망 등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가 모두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면서, 정유화학 기업의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국채매입에 나서 경기민감업종인 화학, 조선주로 유럽계 자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대외 여건 호전으로 주가가 반등하면서 나타난 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등은 주가가 급락할 때 공매도가 함께 증가해왔는데, 전체 공매도 규모가 작년말 42조 원에서 불과하던 것이 한 달 만에 50조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미리 주식을 빌려서 내다파는 건데, 종목별로 보면 BGF리테일은 월간 거래금액의 4분의 1이 공매도였고, 현대중공업, 한화케미칼, OCI, 금호석유 등 정유화학,건설주에 공매도가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하락장에 투자하는 공매도의 기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한 증권사는 보고서를 통해 2월부터 공매도 자금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정유,화학,조선주에 대한 저가 매수로 전환하는 이른바 숏커버링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주가가 많이 오른다면 곁들여서 숏커버가 들어오니 숏커버가 큰거고요. (중략) 지난주 많이 올랐던 조선, 건설 대차잔고가 많이늘었거든요"
다만 숏커버링이 시작되더라도 강도는 종목마다 다르고, 단기간 이들 종목 주가가 크게 올라있기 때문에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추세적인 회복도 확인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단기적 접근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점도 투자에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