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포커스] [마켓인사이드(환율)] - ECB QE, 유로화 약세 지속될까

입력 2015-02-03 15:10
[마켓 포커스] [마켓인사이드(환율)] - ECB QE, 유로화 약세 지속될까

정미영 삼성선물 센터장

ECB QE, 유로화 약세 지속될까

작년에 올해를 전망할 때 유로존이 양적완화 도입을 1월에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유가 급락, 러시아 문제가 겹치며 유로존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심화돼 예상보다 빠른 1월 22일에 ECB가 국채 매입을 포함한 양적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양적완화 발표 이후 유로화가 1.1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급락세를 보여 유로화의 하락세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주목되고 있다. 유로화에 대한 환율을 볼 때 가장 많이 보는 지표가 유로존 중앙은행의 자산 규모다.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자산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 환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었다. 2011년 하반기부터 1년 동안 유로존이 자산을 1.1조 유로 정도 유동성을 공급하며 ECB의 자산 규모가 크게 늘어났었다. 당시에도 유로화는 1.5달러에서 1.2달러까지 20% 정도 절하된 모습이었다. 결국 자산의 규모가 증가하며 유로화가 함께 약세를 보인 것이다. 당시에는 유로존 신용 불안을 진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지만 이후에는 유로존 은행들이 빌렸던 돈을 갚으면서 유로존의 자산이 계속해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최근 유로화 자산은 계속 줄어들다가 작년 12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이전인 작년 6월부터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폭이 20%를 상회하고 있어 상당히 가파르게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년 6월부터 유로존이 금리인하를 시작하며 완화 정책을 도입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자산 규모가 앞으로 1조 달러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환율을 보면 이미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하락세가 심각했다. 현재 미국 통화정책과의 방향 차이, 그리스, 러시아의 문제가 유로존에 부정적인 재료로 작용하며 유로존의 경기 회복이 더디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유로화 약세의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적인 과매도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1분기 정도에는 오히려 유로화의 급락세에서 탈피해 반등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방향성 점검

달러 강세로 전환되면서 외환시장에 변동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강달러로 전환되면 글로벌 투자 자산의 지도가 변한다고 볼 수 있다. 달러를 빌려 다른 나라에 투자했던 돈들이 미국으로 회수되거나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기도 한다. 또한 해외 자산에 투자해 적극적으로 환헤지를 하며 달러 강세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부분들이 전반적으로 달러 강세에 따른 파급 효과로 환율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유로존의 국채 매입이라는 양적완화를 단행하면 유로존 주변 국가들이 직접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 덴마크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세 차례 금리인하를 하며 환율 절상 부분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스위스는 환율하한선을 폐지 했다. 전체적으로 환율 절상에 대한 압박을 견디기 힘든 국가들이 통화 완화에 동참하는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아시아 통화들도 이런 완화에 대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인식으로 통화를 약세로 몰고 가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유발하는 통화 변동성, 유로존이 촉발한 여타 국가들의 통화 완화 경쟁, 유가의 급락이 맞물려 달러 강세 시대로 진입하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 역시 작년 하반기를 저점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 약세 원인, 전망

작년 환율 제도를 변경한 이후 2.3% 절하로 마무리됐었다. 올해도 지난 12월부터 위안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정책 금리를 인하하면서 지준율 인하까지 올해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수출이다. 유로화가 12월부터 하락세가 빨라진 것도 위안화 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의 제1 수출국은 유로존으로 유로화 환율에 대한 민감도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현재 수준에서 위안화를 약세로 끌고 가는 전략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 약세에 방어하자는 차원으로 고시환율을 조금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전면적 경기 부양보다 타켓 방식의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으며 경기 연착륙 속에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약세를 현 수준에서 유로, 달러의 수준을 고려하며 위안화 환율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 변수

엔화는 주가가 빠지면 강세로 가는데 원화가 엔화를 따라가다 보니 주가는 빠지는데 원화는 강세를 보이는 패턴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향후 엔화에 대한 동조성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불어 올해 불거지고 있는 통화완화 경쟁 등이 환율의 금리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의 금리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의 정책 결정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월 환율시장 변수, 전망

겨울에는 원유 수입이 많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 재료에 민감하다. 그러나 이번 주 발표된 무역수지 55억 불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유가 급락으로 인해 무역 흑자 폭이 커져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올라가면 나올 수 있는 달러 공급 물량은 있다. 다만, 다른 시기보다 달러 공급의 압력이 낮은 시기로 외국인들이 글로벌 변수에 따라 어떤 포지션을 취하는지에 따라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즉, 대내적으로 여전히 유가 하락에 따른 원화의 상대적 강세 기조는 유효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적인 문제 그리스, 유가, 다른 나라의 통화정책 등 변수가 많아 대외 변수에 따라 등락 폭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월에 나타났던 거래 범위 내에서 폭 넓게 등락하는 흐름이 2월에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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