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열되는 글로벌 환율전쟁…미국도 가세하나

입력 2015-02-02 10:15
[굿모닝 투자의 아침]

지금 세계는

출연 :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Q > 미국 4분기 GDP 속보치, 예상 하회

미국의 통계 방식은 전분기 방식으로 직전 분기가 높게 나오면 성장률은 둔화된다. 따라서 3%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6%로 발표됐다. 올해 미국 경제가 유일하게 버틸 것이라는 측면이 상당 부분 실망감으로 돌아서면서 다우지수가 17,000선 붕괴 초읽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미국의 경기는 자산효과로 이끌어가는 측면이 있어 주가가 빠르게 떨어지면 경기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Fed의 금리인상이 당초보다 연기돼야 한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은 다시 한번 경제가 어려워진다면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없어 달러 강세에 따른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정책 두 책임자 재무장관 제이콤루와옐런 의장의 달러 강세에 대한 이견이 4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된 이후 더욱 가열되고 있다.

Q > 달러 강세,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

달러 강세가 그 나라 경제에 미치는 시차는 대체로 6개월에서 9개월 정도다. 올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달리 1분기 이후 달러 강세의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경기 성장률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1월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설, 한파의 영향과 달러 강세의 영향이 겹칠 경우 1분기 성장률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또한 올해 1월 효과에 대한 얘기가 많았지만 기업들의 어닝시즌에 전반적으로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안 좋게 나오고 있어 다우지수가 1월에 떨어지는 배경이 되고 있다. 물가적인 측면에서 달러 강세가 될 때 옐런 의장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달러 강세에 따라 수입 물가의 둔화 효과로 물가를 강하게 올리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의 제조업 중에서 고용창출계수가 큰 수출 기업에게 다시 돌아오라는 리쇼오링 정책과 미국 국민들 입장에서 지속 가능한 제조업을 다시 보자는 측면의 리프레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리쇼오링 정책과 리프레쉬 정책이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냐는 측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Q > 달러 강세, 루vs.옐런 갈등

재무장관 제이콤루와 통화정책 수장 옐런 의장이 여러 가지 현안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제이콤루는 올해 1월에 열렸던 다보스 포럼에서 달러 강세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에 옐런 의장은 양적완화 정책 종료 이전부터 달러 강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특히 올해 초부터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 표명의 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달러가 강세되면 해외에서 자금이 많이 들어와 주식, 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경우 자산에 거품이 발생해 빈부격차가 확대된다. 이에 대해 제이콤루는 큰 우려가 없다는 시각이지만 옐런 의장은 큰 부담이 돼 반대하고 있다. 제이콤루는 미국의 금융 시장에서 금융가에 해당돼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상, 추가 경기부양 수단에 대한 문제에서 제이콤루는 금리인상은 필요하다는 시각이지만 옐런 의장은 저금리 정책이 상당 기간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재무장관과 통화정책 수장의 의견 차이로 향후 달러 강세 문제에 대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Q > ECB 양적완화, 달러 강세 지속

집권 3기를 맞은 아베 정부는 추가적인 엔저보다 그동안 엔저에 따른 특별 이득을 노사정 합의로 일본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정책으로 주안점이 바뀐 상황이다. 엔/달러 환율이 140엔 넘으면 일본 국민들에게는 큰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엔저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한국, 중국 입장에서도 일본이 140엔 이상의 추가 엔저를 유도한다면 마찰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어 올해는 추가 엔저보다 유로화 약세로 인한 한국의 원화 강세가 더 우려된다고 언급했었는데 이러한 상황들이 그대로 전개되고 있다. 유럽은 경기부양 과정에서 성장률과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국면에 처해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엔화 약세로 인해 유럽도 반사적인 피해를 당한다는 쪽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따라서 대대적인 양적완화로 유로화 약세를 유도하겠다는 숨은 의도가 작용하며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매달 600억 유로씩 공급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Q > 유로 약세, 유로 역외국 최대 피해

아베 정부가 엔저를 유도하는 것보다 유럽의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약세를 유도하는 것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유로화 약세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환율 전쟁이 엔저를 유도할 때보다 탄력 있게 추진하는 측면이 있다. 유로랜드 내의 국가들이 단일 통화인 유로화 약세를 유도하면 EU 국가들은 타격을 받게 된다. 북유럽 국가들은 돈을 푸는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예금금리를 떨어뜨리는 쪽으로 가게 된다. 유럽과 맞물려 경제 관계가 높은 인도, 싱가포르도 글로벌 환율 전쟁에 가세해 중국과 일본도 추가적인 금융 완화에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환율 전쟁에 한국만 동떨어진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Q > 러시아 중앙은행, 한 달 만에 금리인하

러시아는 작년 12월까지 자금이탈 방어를 위해 금리를 많이 올렸었다. 금리는 시차가 있는데 시차 기간 중 금리를 17%에서 15%로 2%포인트 내리고 있다. 러시아는 자금이탈 측면에서 유로화 약세로 인해 루블화 가치도 함께 약세를 도모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금리인상이 통화가치 방지 측면에서 효과가 없는 반면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 경제가 더 안 좋아지는 나선형 악순환 고리에 빠진 상태다. 따라서 러시아 경제는 성장률이 떨어지고 특히 물가는 10% 이상 폭등해 러시아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자금이탈 방지를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좋은지 러시아 국민들의 고통 완화를 위해 금리를 내리는 것이 좋은지 고심하다가 나선형 악순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한 달 만에 금리를 기습적으로 2%포인트 내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환율 방어적인 성격도 갖고 있는 것이다.

Q > 자국통화 절하책, 근린궁핍화 정책

우리나라보다 경제 여건이 나쁜 국가들도 환율 방어를 위해 주요 국가 중 약 3분의 1이 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는 금융 완화의 측면도 있어 글로벌 환율 전쟁이 의외로 빨리 전개되고 있다. 자국 통화 약세 정책은 근린궁핍화 정책이다. 이는 이기주의 중에서 가장 큰 이기주의 정책이다. 주요 국가들이 약세 쪽으로 가면 결국 나머지 국가들도 전부 참여해 앞으로 환율 전쟁에 동참하는 모습이 전개될 것이다.

Q > 글로벌 환율전쟁, 한국 대응책은

우리나라 경제는 국민 입장에서 특히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 대부분 국가들은 국민들의 부담을 완화시키는 쪽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한국도 국민들 특히 중하위 계층 사람들의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통화 정책에 있어 지연되면 경제가 의외의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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