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미, 힐미' 드라마 제목이 담은 진짜 의미

입력 2015-01-30 09:46
수정 2015-01-30 09:50


‘킬미, 힐미’ 제목의 진가가 드러났다.

‘날 죽여달라’는 그 말은 역으로 ‘제발 날 살려달라’는 가장 절실한 메시지였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에서는 차도현(지성)의 비밀주치의가 된 오리진(황정음)의 모습이 그려졌다.

다중인격이 나타난 이후 11년 동안 자신의 감정을 참고 누르며 살아온 차도현은 오리진 앞에서 진심을 드러내게 됐지만, 지금까지 자신과 엮였던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기에 오리진을 멀리하려 했다.

허나 오리진은 존홉킨스 대학 유학을 포기하고 비밀주치의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차도현 인격들의 성향과 특징을 숙지하며 본격적인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차도현은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오메가(박서준) 작가를 만나기 위해 팬들이 주최한 낭독회를 찾았고 그 곳에서 오리온을 만났다.

오리온은 자신이 오메가 작가라는 사실을 숨기고 페리박으로 알고 있는 차도현을 만나 소설 ‘지하실의 아이’의 내용을 설명했다.

지하실을 무서워하는 여자아이와 아이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 지하실에 심부름 보내는 부모, 함께 지하실에 가는 남자아이, 그리고 지하실을 무서워하게 된 이유를 깨닫는 내용의 이야기를 듣던 차도현은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며 인격붕괴가 찾아왔다.

이로 인해 고통의 관리자라는 별칭을 가진 인격 요나가 깨어났고 오리진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한바탕 큰 소동이 일어났다.

요나는 엄청난 고통을 받았지만 상황을 크게 만들지 않고 조용히 넘길 경우 나타나는 인격으로 오리온이 설명한 ‘지하실의 아이’와 차도현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이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암시, 궁금증을 더했다.



한바탕 소동으로 인해 차도현은 오리진에게 조금 더 마음을 열었고 좀처럼 털어놓지 않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진심을 전했다.

차도현은 오리진에게 자신의 옆에 남아 있는 이유를 물었다. 오리진은 ‘킬미(kill me)’라는 다잉메시지를 전한 자살지원자 요섭을 언급하며 “죽여달라는 그 말이 나한텐 살려달라는 절규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오리진은 차도현에게, 그의 인격들에게 “킬미(kill me)라는 말 대신 힐미(heal me)라는 요청을 보내라. 그런다 해도, 너희들은 죽는 게 아니라 여전히 이 안에 살아 있는 거다”라며 “대신, 더 이상 흩어진 조각이 아니라, 제 자리에 꼭 맞춰진 퍼즐처럼 더 멋진 그림으로, 차도현이라는 이름의 더 멋진 사람으로”라는 위로를 전했다.

오리진의 이 한마디는 차도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위로를 전하며 ‘킬미, 힐미’가 전하는 바를 분명히 짚어냈다.

또 거부감 없이 다가서는 오리진으로 인해 조금씩 변해가는 차도현의 모습에서 마음의 상처는 혼자 얻게 된 것도 아니지만 혼자서 치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차도현은 오리진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게 되고, 이에 두 사람의 로맨스를 예고하며 본격적인 힐링로맨스를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