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글로리 예상 외 흥행부진. 애플 이벤트 불패 신화 깨지나

입력 2015-01-27 03:01
수정 2015-01-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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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자사의 행사에서 매년 새로운 하드웨어에 어울리는 신작 게임들을 소개하곤 했다.

이러한 관행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어도비 플래시의 모바일 도입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고 어도비는 ’오픈’이라는 화두로 iOS의 플래시 미지원을 비난했고 당시 웹에서 작동하던 다양한 플래시 게임이 아이폰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이러한 근거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고(故)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 CEO의 대답은 그 당시 가장 인기있었던 플래시 게임인 팜빌(FarmVille)을 iOS 플랫폼으로 이식 발매하는 것이었다. 그 해의 WWDC는 어도비와 모바일 게임 주도권을 둘러싼 전쟁의 선전포고와도 같은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 팜빌의 제작사 징가(Zynga)는 어부지리의 이득을 얻었다.

같은 해의 애플 이벤트에서 애플 이벤트 홍보의 가장 대표적인 수혜자라 할 수 있는 에픽 게임즈(Epic Games)의 인피니티 블레이드(Infinity Blade)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 공개되었고 이후 3편으로 이어진 트릴로지는 매번 발매될 때마다 애플 이벤트의 단골 손님으로 초대되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2012년에 발매된 반다이 남코믜 스카이 갬블러: 에어 슈프리마시(Sky Gamblers: Air Supremacy) 역시 iOS/안드로이드 멀티플랫폼이었던 전작과 달리 iOS 전용으로 개발되어 애플 이벤트라는 홍보 기회를 통해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 또한 3D 구동 능력에서 현저한 우위에 있었던 iOS가 안드로이드를 겨냥한 홍보 전략이었다.

이처럼 iOS 전용 고성능 게임의 애플 이벤트 홍보는 이제까지 앱스토어 흥행 성공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것이었으나 2014년에 새로운 iOS용 게임 개발 API인 Metal의 성능을 소개하며 이를 도입하여 ’콘솔급 그래픽’이라는 인피니티 블레이드 시절부터 이어진 애플의 관례적 칭찬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한 MOBA 게임 베인글로리(VainGlory)는 발매로부터 몇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베인글로리를 소재로 한 아이폰6 TV광고가 제작되고 IGN, 메타크리틱을 비롯한 게임 평점 사이트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평론가들의 관심과 호평을 얻어내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매출로는 전혀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베인글로리는 앱스토어 액션게임 차트 무료 다운로드 123위, 매출 148위로 그간 받았던 관심 호평에 에 비해 매우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포켓 게이머는 베인글로리가 미국 매출 성적이 200위권을 맴돌고 있는 현 상황을 거론하며 잘 만들어진 게임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였고 최근의 트렌트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의 대표주자 킹(King)의 캔디 크러쉬 소다 사가(Candy Crash Soda Saga)의 흥행과 비교하기도 하였다.

한 국내 모바일 게임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모두 긴 플레이시간, 하이엔드 그래픽의 웰메이드 게임 보다는 보다 단순한 형식의 미니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미국의 캔디 크러쉬 사가 시리즈 한국의 ‘For Kakao’ 게임 시리즈, 그리고 한미 양국에서 공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슈퍼셀(Super Cell)의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를 예로 들었다. 이는 안드로이드에 비해 압도적인 3D 게임 구동능력을 가진 iOS 플랫폼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베인글로리의 흥행 부진은 이러한 저예산 게임들만이 인기를 얻는 상황이 인기를 얻는 상황의 귀결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