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맘의 육아타임즈]내 자식만 똑똑한 줄 알았는데

입력 2015-01-26 17:02
수정 2015-02-03 18:29
어느덧 세 살이 된 가윤이!

태어나서 100일, 200일...건강하게 쑥쑥 자라는 우리 딸을 보면서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또 있을까?'라는 매일 행복한 생각을 하며 가윤이가 성장해가는 모습 하나하나를 신기하고 감격스럽게 여겼다.



가윤이가 태어난 후 모든 성장 과정에 대해, 엄마인 나와 아빠 정진욱 씨는 마치 '딸바보 인증 과정'을 거치듯 여기저기 입이 마르도록 자랑을 했다.

신생아가 싱글벙글 참 웃기도 잘 웃어~우리 딸 벌써 혼자 일어서~걸음마는 또 얼마나 잘 하는지 몰라~'안농~'하고 이제 말도 한다!...육아를 해 본 사람들은 다 아는, 모두 거쳐가는 성장과정들이다. 지극히 사소한 일들도 부모에겐 자랑거리!

다른 아기들은 아직 못 서던데 우리 딸은 스스로 서더라~우리 애가 좀 빠른가 봐~말도 하는 걸 보니 진짜 똑똑한 것 같아!...라며. '내 자식은 남들과 달라~'라는 착각의 늪에 빠졌던 것이다.

알고 보면 다른 아기들과 크게 다른 게 없는데...

가윤이는 걸음마를 할 때 비슷한 개월수의 아기들 소수 중 조금 빠른 편에 속하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아기들 중 제일 빠른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는 가윤이보다 더 빠른 아기도 있는데, 굳이 아직 걸음마를 떼지 못한 아이들만 생각하며 '어머~우리 가윤이가 빠른가 봐'라며 신기해했고, 엄마와 아빠의 말귀를 알아듣고 행동했을 때도 '역시 내 딸 똑똑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또 요즘 말문이 트이며 한 단어, 한 단어 기억하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는 '얘 진짜 천재 아니야? 신기해...어떻게 알고 얘기하는 거지'라며 감동했다.

'밥을 먹을 땐 앉아서 먹는거야~'라고 알려주면 딱히 앉으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앉는 행동을 보고는 '다른 아기들도 그러나? 우리 가윤이만 그런가? 그렇겠지?' 내심 그렇게 믿고있던 팔불출 엄마, 아빠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우리 딸만 똑똑이가 아니라는 걸...알고 보니 다른 애들도 다 그렇다는 걸...

얼마 전, 가윤이의 또래 친구들 엄마들끼리 모임을 가졌다.

역시 엄마들의 자식 자랑으로 가득한 수다.

"우리 아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 번 알려줬다고 이거 해~" "소율아, 이거 이모들한테 보여줘 봐. 우리 딸 이거 잘 하잖아~"라며 서로가 자기 자식 자랑하기 바쁜 모임이었다.



거기서 목격했다. 처음 가윤이가 "이쁜짓~" 하며 볼에 손을 가져다댔을 때 난 정말 너무 신기하고 기특해 여기저기 보여주며 자랑했었는데, 그 모임에서 "가윤아, 이쁜짓~" 하니 가윤이 친구들도 일제히 모두 양손을 볼에 대며 이쁜 짓을 하고 있었다.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내 자식만 똑똑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가윤이 친구들을 보니, 가윤이보다 더 발달이 빠른 아기들도 많고, 가윤이가 못하는 말을 하는 아기들도 많다. 그리고 엄마들이 자랑하는 "내 자식은 이런 것도 해, 똑똑하지?"라는 자랑은 거의 다 비슷한 개월수의 다른 아기들도 하는 행동이라는 걸!

절대 내 자식만 똑똑이가 아니다! 이제 너무 여기저기 자랑을 하지 않아야겠다.

아기들의 모든 행동은 전부 다른 아기들 또한 거쳐가는 성장과정이라는 사실을 가슴에 품고, 팔불출 엄마의 뻔한 딸 자랑은 오늘로서 안녕...(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 '코미디 빅리그', '황금거탑'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