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하는 것은 비단 외모만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몸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척추도 세월의 흐름을 겪는다.
척추의 골관절염이라 할 수 있는 척추증은 척추에서 퇴행성 변화가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추간판과 후관절에서 주로 생긴다. 척추가 늙으면 뼈마디 네 귀퉁이에 '골극'이라 불리는 뾰족한 뼈가 자라고 관절염이 생긴다. 이렇게 눌린 디스크와 맘대로 자란 뼈가 주변 근육과 신경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척추증이다.
추간관절증후군 또는 후관절증후군이라고도 불리우는 척추증은 원시시대 네안데르탈인에게서도 발견됐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한 오늘날까지도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의료진들의 연구과제로 남아있기도 하다. 유전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다.
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50세 이후에 호발한다.
초기 증상은 목과 어깨 부위의 통증과 강직(뻣뻣해지는 증상)이며, 어느 한 쪽으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종종 손과 발의 감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무릎아래 부위로는 통증이 잘 내려가지는 않으며, 요실금과 같은 방광 기능의 문제는 병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뜻이다. 심한 경우 보행장애, 양측하지의 강직성 마비 등이 올 수도 있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증상이 심해지고, 약간 구부린 자세를 취하면 증상이 다소 덜해지기도 한다. 때문에 척추증이 진행된 환자들은 앞으로 구부정한 채 굳어진 경우가 많다.
척추층은 주변 근육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추에서 척추증이 발생하면 중추신경을 누르는 척수병증이, 뇌로 가는 추골동맥을 누르면 뇌허혈증 등 다양한 형태로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나 영상투시하의 관절강내주사를 주입하여 통증유무를 판단하여 최종 진단한다. 약물, 찜질, 보조기 착용 등의 요법으로 치료하고, 어느 정도 통증이 호전되면 근력과 가동성 유지를 위하여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인생의 순리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선뜻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이기도 하다. 언젠가부터 '안티 에이징'이란 말이 우리 생활 속에 깊게 들어왔지만,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이 그에 맞춰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평소 건강관리법을 알고 최상의 상태로 우리 몸을 개선하고 유지하는 것, 그것에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