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을 넘어 충무로 까지 '호구남'이 대세?

입력 2015-01-20 15:16
브라운관을 넘어 충무로 까지 '호구남'이 대세?



2015 로맨스는 '호구남'이 대세다.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부터 드라마까지 인기의 중심에는 '순정'을 넘어 '호구'라 불리는 착하디 착한 남자 주인공들이 자리한다. '호구'는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만, 요즘 '호구남'은 자신이 사랑하는 한 여자를 향해 아낌없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줄 만큼 열정적인 순애보를 펼치는 캐릭터를 지칭하는 말로 자리잡았다. 이에 이제는 대세가 된 영화와 드라마 속 '호구남'들을 살펴보았다.



영화 '오늘의 연애' 이승기 "18년간 '썸' 타는 중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의 남자 주인공 준수(이승기)는 연애만 했다 하면 여자친구가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줘도 100일도 못 가서 차이고 마는 초등학교 교사다. 그런 준수에게는 특별한 썸녀, 현우(문채원)가 있다. 준수는 18년 동안 친구인 현우를 짝사랑하며 사랑도 우정도 아닌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매일 같이 밥 먹고 영화보고 데려다 주고 손도 잡고 위급할 때 마다 도와주고 오피스텔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지만 애인은 아니다. 18년 동안 아무런 진전 없이 '썸'만 타고 있는 준수의 호구스런(?) 로맨스는 최근의 연애 트렌드를 재치 있게 짚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Mnet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 진영, 친형이라도 포기 못하는 순애보 짝사랑

매주 금요일에 방송되는 Mnet '칠전팔기 구해라'에서는 짝사랑남 강세찬(B1A4진영)의 로맨스가 눈물겹다. 특히 극중 여주인공 구해라(민효린)를 둘러싸고 쌍둥이 형제 강세종(곽시양)과 강세찬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순정남 강세찬은 11살에 구해라를 처음 본 순간부터 첫 눈에 반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상대가 친형일지라도 절대 물러서지 않고, 구해라를 향한 마음을 드러낸 강세찬은 급기야 아찔한 사고 앞에 자신의 목숨보다도 구해라를 먼저 구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최우식 "나는 대한민국 대표 호구입니다!"

2월 9일에 첫 방송하는 tvN '호구의 사랑'은 호구남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남자 주인공 강호구(최우식)는 일명 '대한민국 대표 호구남'을 자처한다. 함께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사귄 것 같았지만 역시나 사귄 건 아니었고, 스물 여섯이 될 동안 여자 비슷한 친구도 없었던 강호구에게는 좋은 사람이 결코 좋은 남자는 아니라는 그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그런 강호구 앞에 첫사랑 도도희(유이)가 우연히 나타나며 강호구는 코믹하면서도 복잡한 애정관계에 휘말리게 된다. '호구의 사랑'은 첫사랑 도도희의 일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심성의를 다하는 순정남 강호구를 통해 이 시대 '썸'이 아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강호구 역을 연기하는 배우 최우식은 "호구남이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는 아닌 것 같다. '호구의 사랑'의 강호구를 연기하며 생각해 본 호구남은 진짜 사랑을 할 줄 아는 남자다. 아무런 계산 없이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호구야말로 이 시대에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남자 주인공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사진= CJ E&M)

한국경제TV 박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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