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크로우, 소탈·유머·매너로 가득했던 45년 만의 첫 내한 (종합)

입력 2015-01-19 14:58


첫 내한이지만 첫 내한 같지 않은 푸근한 매력을 발산했다.

카리스마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7일 편안한 차림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러셀 크로우는 기자회견에서도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매력으로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다.

19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영화 ‘워터 디바이너’ 주연 러셀 크로우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는 지난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땅을 밟았다. 편안한 차림으로 등장한 러셀 크로우는 자신을 맞이하는 한국 팬들에게 사진 촬영은 물론 ‘귀요미’ 포즈를 취하며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매력을 발휘했다.

러셀 크로우는 연기 경력 45년, 영화배우로는 25년이라는 대단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미제라블’, ‘글래디에이터’, ‘인사이더’ 등에 출연하며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지만 러셀 크로우의 내한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출연하고 감독까지 맡은 ‘워터 디바이너’로 한국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러셀 크로우는 영화 ‘워터 디바이너’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무한한 매력을 발휘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청바지 차림으로 무대 위로 오른 러셀 크로우는 손으로 브이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고, 서툰 한국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가 출연하고 연출을 맡은 영화 ’워터 디바이너‘는 제1차 세계대전 갈리폴리 전투로세 아들을 모두 잃은 코너(러셀 크로우). 아내마저 비통함에 스스로 목숨을 끊자, 모든 것을 잃은 코너는 아들들의 시신을 찾아 호주에서 1,4000km 떨어진 낯선 땅 터키로 향하는 이야기. 머나먼 땅 터키에서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처한 아이셰(올가 쿠릴렌코)를 만나고, 적으로 싸웠던 터키군 소령을 만나면서 아이들의 생사에 대한 단서를 찾는 작품이다.

러셀 크로우는 이날 “영화를 보면 호주, 뉴질랜드 등 2, 3개국 문화가 섞여 아버지의 유대감을 표현했다. 세계적 공감대가 있을지 걱정도 했는데, 공감대가 어느 정도는 있더라”라며 “한국인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식민지로 영국 때문에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됐는데, 한국 역시 여러 이유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 역시 우리 영화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끔찍한 전쟁으로 세 아이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아버지의 여정이 한국 팬들에게도 큰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러셀 크로우는 45년이라는 연기 경력에도 겸손했다. 그는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꼽히고 있는 것에 대해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해서 솔잎나무를 치우고 땅에다 내 소원을 적었다. 그리고 다시 나뭇잎으로 덮었다. 그 당시 확신했던 건 호주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나 활동하는 배우는 나뿐이었다. 절제와 노력이 성공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배우들이 하지 않았던 걸 지금까지 하면서 나를 성공시켰다”고 성공비결을 꼽았다.

그럼에도 그는 “10살 때 럭비를 하면서 이빨 하나가 빠졌다. 배우로서 이것도 나의 삶이라고 치료를 거부했는데, 영화 캐스팅 당시 감독이 주연은 두 개의 이빨이 다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치료를 받지 않으면 캐스팅되기 어렵다는 말에 깨달았다. 배역에 맡게끔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그게 배우라고”라며 30년 전 주연 캐스팅 단계에서 배우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날 ‘워터 디바이너’ 기자회견은 1시간 정도 진행됐다. 질문을 건네는 기자의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했고 눈을 마주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시종일관 진솔한 답변을 내놓는 것은 기본, 미소를 지으며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날 러셀 크로우 내한 기자회견이 끝나고, 러셀 크로우는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첫 내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영화 ‘워터 디바이너’로 처음 한국에 방문한 러셀 크로우는 오늘 오후 7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가지고 처음으로 한국 팬들을 가까이서 만날 예정이다. ‘워터 디바이너’는 오는 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