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아라비아 선수들이 북한과의 경기에서 득점 이후에 환호하고 있다.(사진 = 방송 캡처)
북한 사우디 1-4, 중국 우즈베키스탄 2-1
이번 아시안컵에서 묘하게 이어지고 있는 기록이 흥미롭다. 지금까지 B조 2라운드 일정이 끝났는데, 12경기 모두 무승부 없이 모조리 승리 팀이 가려졌다. 덕분에 아직까지는 8강 진출을 따지는 복잡한 승점 계산을 안 해도 될 형편이다.
한국 시각으로 14일 오후에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B조 두 경기도 알차게 골이 터지며 명암이 엇갈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북한을 상대로 4-1 승리를 거두고 8강 진출의 희망가를 불렀고 중국도 우즈베키스탄을 2-1로 물리쳤다. 두 경기 모두 역전 드라마였다.
먼저 멜버른에서 열린 북한 사우디 경기에서는 북한이 경기 시작 후 11분만에 선취골을 터뜨리며 기염을 토했지만 침착하게 패스 기술의 우위를 확인한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무려 4골을 몰아넣으며 기분 좋은 역전승을 기록했다.
간판골잡이 알 샴라니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뛴 나이프 하자지가 37분에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했고 북한 사우디 후반전 이른 시간에 모함메드 알 살라위가 역전 결승골을 확인시켰다.
1-3으로 뒤집힌 북한 사우디 경기에 평정심을 잃은 북한 미드필더 리용직은 78분에 어이없는 핸드볼 반칙을 저질러 곧바로 퇴장당하며 한 골을 더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북한은 이로써 일요일 저녁 캔버라에서 중국을 만나게 되는데 큰 점수차로 이긴다고 해도 멜버른 경기(우즈베키스탄 vs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어느 팀이라도 승점 1점을 얻게 되기에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북한 사우디 경기에 이어 6시부터 브리스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도 역전극이 펼쳐졌다. 22분만에 우즈베키스탄의 아흐메도프가 중거리슛으로 운 좋게 선취골을 넣었지만 후반전에 중국의 동점골-역전골이 이어지면서 붉은 옷 관중들의 물결이 출렁거렸다.
중국의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 우시는 55분에 오른쪽 끝줄에서 넘어온 공을 잡지도 않고 발리슛으로 방향을 바꿔 동점을 만들었다. 우즈베키스탄의 노련한 골키퍼 네스테로프가 골문을 비우고 달려나가 크로스를 처리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리고 13분 후에 중국의 역전 결승골이 터졌다. 66분에 교체 선수로 들어간 쑨커가 단 2분만에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 실력을 자랑하며 우즈베키스탄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네스테로프가 왼쪽으로 온몸을 날렸지만 수비수 몸에 슬쩍 맞고 더 휘어진 공의 궤적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이로써 2승을 거둬 B조 단독 선두로 올라선 중국은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일요일 저녁 탈락이 확정된 북한을 상대하며 후보 선수들의 조직력을 점검할 기회를 잡게 되었다. 아무래도 큰 이변이 벌어지지 않는 한 중국이 1위로 8강에 올라설 것이기에 A조 2위가 유력시되는 한국이 중국의 경기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출신의 알랑 페렝 감독이 이끌고 있는 중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에서는 4-2-3-1 포메이션으로 스타팅 멤버를 구성했고, 오늘 우즈베키스탄과의 두 번째 경기는 독특한 쓰리 백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포메이션으로는 3-2-4-1이나 5-4-1로 읽을 수 있는 형태였다.
주로 수비 라인을 맡는 '팡 메이, 항 런, 장 린펑, 청동' 네 선수들 중에서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장 린펑(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며 골키퍼는 왕 달레이가 감독의 신임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아흐메도프에게 내준 골은 수비수 몸에 맞고 높게 솟구쳐 떨어지는 공이었기에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그만큼 왕 달레이가 지키는 중국의 골문은 꽤 든든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에게 약간 골치아픈 곳은 중국의 미드필더와 공격수 자원들이다. 두 경기를 치르며 비슷한 형태가 보이지 않아 분명하게 중국 축구의 공격 흐름을 읽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하지만 측면 공격을 기반으로 하는 선 굵은 축구는 한국 수비수들이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유 하이와 가오 린, 정츠, 부 레이, 우시가 정신없이 자리를 바꾸는 토털 사커를 추구한다고 봐야 한다. 이들을 한국 미드필더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압박할 수 있느냐가 예상되는 8강 맞대결(A조 2위 vs B조 1위)의 진정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2015 AFC 아시안컵 B조 결과
★ 사우디 아라비아 4-1 북한 [득점 : 나이프 하자지(37분,도움-나와프 알 아비드) 모함메드 알 살라위(51분), 모함메드 알 살라위(54분), 나와프 알 아비드(79분) / 량용기(11분)]
- 14일 오후 4시, 렉탱귤러 스타디움-멜버른
★ 중국 2-1 우즈베키스탄 [득점 : 우시(55분), 쑨커(68분) / 아흐메도프(22분)]
- 14일 오후 6시, 브리스번 스타디움
◇ B조 현재 순위
중국 6점 2승 3득점 1실점 +2 ***** 8강 진출 확정(승자승 우선 원칙)
사우디 아라비아 3점 1승 1패 4득점 2실점 +2
우즈베키스탄 3점 1승 1패 2득점 2실점 0
북한 0점 2패 1득점 5실점 -4
◇ B조 3라운드 일정(1월 18일 일요일 오후 6시)
☆ 북한 - 중국(캔버라 스타디움)
☆ 우즈베키스탄 - 사우디 아라비아(렉탱귤러 스타디움, 멜버른)
◇ 중국 대표팀의 두 경기 선발 포메이션 정리
vs 사우디 아라비아(1-0 승리)
FW : 유 하이
AMF : 하오 준민, 부 레이, 지 시앙
DMF : 정 츠, 우시
DF : 팡 메이, 항 런, 장 린펑, 청동
GK : 왕 달레이
vs 우즈베키스탄(2-1 역전승)
FW : 가오 린
AMF : 유 하이, 정 츠, 우시, 부 레이
DMF : 치펑 지앙, 청동
DF : 항 런, 장 린펑, 팡 메이
GK : 왕 달레이
북한 사우디 1-4, 중국 우즈베키스탄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