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3주차인 주부 김모씨(29)는 입덧으로 고생을 하다 최근 또 하나의 고통을 안게 됐다.
잇몸이 붉어지며 피가 나는 잇몸 질환까지 겹친 것이다.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 칫솔질도 힘들 정도였지만, ‘임신 중에는 치과를 가지 않는 게 좋다’는 어른들의 말에 참고 지냈다.
이씨와 같은 임산부들은 치과 치료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 중 깨끗한 구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태아에게도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구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임산부가 치과를 찾는 이유에는 ‘잇몸질환’이 주를 이룬다. 이는 임신 중 호르몬의 분비와 변화가 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입덧에 의한 구토로 인해 위산이 역류해 치아가 부식될 가능성도 높다.
원칙적으로 임신 기간 중 구강 질환이 발생하면 제 때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임신 초기에는 태아의 각종 장기가 형성되고, 임신 말기는 출산이 임박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는 시기이므로 ‘임신 중기(4개월~개월)’가 치과 치료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임신 초기나 말기 중심한 통증이 생기고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다면 의료진과 상담 후 치료 받을 수 있다.
임신 중 잇몸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양치시간을 평소보다 늘려 약 4~5분간 꼼꼼하게 양치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임신 전이라면 잇몸치료(스케일링)와 불소도포시술 등 적절한 치료로 임신성 치은염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울산 한빛치과병원 박봉찬 원장은 “임신 중 충치나 잇몸 질환으로 인해 치과 치료를 받게 되더라도 가능하면 안정기인 중기에 받는 것을 권한다”며 “무엇보다 임신과 출산 기간 동안에는 구강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는 만큼 임신 전 구강검진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