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CES에서의 주인공은 뭐니뭐니 해도 '사물인터넷'이 아녔나 싶은데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CES 취재를 다녀온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공상과학 영화 속 얘기가 이번 CES에선 정말 현실이 된 것 같군요.
<기자>
사물인터넷이 작년 CES에서 싹을 틔웠다면 올해는 '줄기가 자랐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는데요.
이 말은 사물인터넷 4대 구성 요소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칩과 센서,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말과도 상통합니다.
또 그러한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고요.
아니나 다를까 CES 참가 기업 4곳 가운데 한 곳 이상은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미래 산업으로서 사물인터넷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판단 아래 사물인터넷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던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는 "5년 안에 모든 제품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며 "올해 사물인터넷에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기업들마다 사물인터넷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 마련으로 분주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TV를 중심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LG전자는 '웹2.0'과 '홈챗'을 사물인터넷 생태계 구축을 위한 플랫폼으로 내세웠습니다.
'타이젠'이나 '웹2.0' 생소하게 들리실 텐데요.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스마트홈' 시대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결국 세탁기와 청소기, 에어컨 등 가전기기들을 하나로 묶어서 조종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삼성 에어컨에, LG 세탁기, 소니 TV 이렇게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쓰고 있다고 가정할 때 하나의 리모컨으로 이 모든 기기들을 조종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사물인터넷 시대가 보다 속력을 내기 위해선 기술 향상 만큼이나 '개방과 협업'도 병행돼야 한다는 말이 CES 곳곳에서 강조됐던 것도 이같은 맥락에섭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많은 가전기업들과 콘텐츠기업들은 이미 사물인터넷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업종간 '장벽 허물기'에 나선 상태입니다.
<앵커>
또 하나 눈 여겨 볼만한 게 '스마트카' 아닌가 싶은데요. '가전쇼'인지 '모터쇼'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더라고요.
<기자>
벤츠부터 토요타, 폭스바겐과 현대차 등 내노라하는 자동차업체들은 죄다 참가한 탓에 이번 CES를 가리켜 '가전 모터쇼다', '디트로이트 예비쇼다' 라는 우스갯 얘기들도 많았습니다.
기조 연설자 5명 가운데 2명이 자동차 기업 최고 경영자일 정도로 '스마트카'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보다 컸었는데요.
'픽 미 업(pick me up)' 이 한 마디에 주차된 차가 스스로 운전해서 찾아오는 '무인 주행'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벤츠가 선보인 콘셉트카 역시 이번 전시회 최고의 인기스타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이동수단을 넘어 앞으로는 자동차가 '쉬고 일하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개념이 바뀔 것이라는 점 역시 주목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삼성전자와 BMW, LG전자와 벤츠 간의 협력처럼 '스마트카' 시장 선점을 위한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 간의 합종 연횡 역시 앞으로 더 비일비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끝으로 남은 과제를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다양한 과제가 있겠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보안 문제'를 들겠습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가져올 편리함 만큼이나 우려가 큰 게 바로 이 보안 문제인데요.
인터넷 연결로 집안에서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다 드러나다보니 사생활 노출 위험도 비례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스마트폰이나 PC가 그런 것처럼 앞으로는 냉장고나 에어컨, 자동차 등이 언제든지 해커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거거든요.
또 항공·물류 산업에서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드론의 경우도 테러 등의 위험을 포함해 안전성에 대해 보다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에 관한 자세한 얘기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