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의 부채 규모가 지난 2013년 말 현재 600조원을 돌파해 공공기관 부채 규모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일 금융당국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의 부채 규모는 최근 2년 새 25조7천억 원 증가해 2013년 말 현재 624조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신용도가 좋은 10대 그룹의 부채 규모가 449조6천억원으로 30대 그룹 부채 총액의 72%를 차지했습니다.
삼성(43.0%)과 현대차(65.7%), SK(86.8%), 롯데(65.8%) 등 상위권 그룹의 부채비율은 대부분 100% 미만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일부 그룹은 구조조정에 직면하고도 오히려 빚을 늘려 재무상황이 더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0대 그룹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바로 한진그룹으로 2013년 말 기준 452.4%에 이릅니다. 이는 10대 그룹 중 부채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한화그룹(144.8%) 보다 세 배나 높은 수준입니다.
금융권에선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를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하지 못하면 동부그룹과 비슷한 운명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진그룹 외에도 현재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중인 현대그룹(540.5%)과 금호아시아나그룹(381.9%), 동부그룹(269.0%) 등은 물론 효성그룹(220.5%)과 동국제강그룹(174.8%)도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실징후가 농후한 대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들 대기업들이 재무구조개선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채권단을 통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대출이자 인상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입니다.
시중은행들은 구조개선 노력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서는 만기도래 여신 회수는 물론 신규여신 중지, 외국환 업무 취급 금지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국은 특히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건설과 철강, 조선 업종 등은 물론 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과 정유, 대체에너지 업종 등은 특별관리 대상에 포함시켜 정밀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