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 ETF…떠오르는 ETN '격돌'

입력 2015-01-09 15:46
<앵커>

주식시장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장세를 이어가면서 상장지수펀드 ETF 투자가 시들해졌습니다.

지난해 순자산 증가율이 불과 1%대에 그쳤습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투자방법이 보다 다양한 상장지수증권 ETN이 이틈을 타 거래량을 늘리며 시장 안착을 노리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상장지수증권 ETN은 선물, 옵션은 물론 환율, 변동성지수, 고배당지수까지 가리지 않고 투자할 수 있고, ETF처럼 매매가 간편한 투자상품입니다.

출범 초기 하루 거래량 1억 원도 안 됐지만, 지난 연말부터 거래량이 크게 늘어 평균 6~7억 원을 오갈 만큼 살아났습니다.

수익률도 증권사가 코스피 하락기에 유리하도록 설계한 풋매도 ETN 상품이 한 달간 4.9%를 기록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레버리지ETF나 인버스 ETF를 따라잡았습니다.

ETN이 초기 투자에서 성과를 내면서 최근 거래가 주춤한 ETF의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지난해 상품수 172개로 포화상태로, 일평균 거래대금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을 내놓을 수 없는 대신 해외지수나 종목, 투자전략을 개발해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인터뷰> 임상백 삼성증권 주식운용팀 차장

"ETF도 해외 상품도 있지만 주로 시장지수 위주이기 때문에 해외 쪽에 괜찮은 전략을 발굴해서 상품 라인업 보강할 계획이고. 구체적으로는 상반기 중 미국 관련 지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걸림돌이 없는 건 아닙니다.

현재 증권사 신용을 기반으로 출시된 ETN은 모두 10개 상품으로 코스피200 ETF처럼 단순지수추종형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매수와 공매도를 활용한 롱-숏 전략 등 대표적인 안정형 상품으로 볼 수 있지만, 파생상품 거래 경험이 없는 투자자들에겐 투자 전략이나 상품 이름이 생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부 마케팅팀장

"기초지수가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대표지수를 사용할 수 없어요. 사용이 제한되다 보니 발행 증권사마다 개발한 전략 지수를 연계한 상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다보니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어렵다고 여기는 분들 많습니다"

초기 낮은 인지도에도 증권사들은 ETN을 ETF 못지 않은 수익원으로 보고 상품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내 최소 20개 이상 상장을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고, 대우, 삼성, NH투자증권 등도 올해를 시장 선점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ETF와 신흥 강자 ETN이 중위험 중수익 대표 상품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