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야...네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세상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겠지만...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몹시 가혹한 세상이 될 것이다.
생산성은 향상되고 기계화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게 되고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부양해야할 의무는 더욱 커지게 되면서 사회적인 스트레스는 극대화될 것이다.
네가 노인이 될 때쯤이면...너의 다음 세대에 짐짝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오늘 이야기는 더욱 귀담아 듣기 바란다.
제조업의 생산성은 아주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달랑 10년 동안 미국의 생산성은 무려 38%나 개선되었는데...이는 미국의 평균적인 공장에서 1인당 100개의 재화를 만들던 것을 138개까지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같은 기간 고용은 32%이상 감소했는데...생산성이 증가하는 만큼 필요가 없어진 노동력은 집에서 쉬어야 했다는 말이다.
또 하나의 끔찍한 통계를 보자.
과거 노동집약적이었던 철강 산업 관련 통계를 보면...지난 1980년부터 2000년 사이 약 20년 동안 미국의 철강 생산은 약 두 배 증가했지만 철강 노동자수는 오히려 1/3로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아무리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라고 해도 결국 대부분 기계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지...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그나마 점점 줄어드는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다.
소위 <소요가격 균등화>라는 함정 때문인데...너의 미래의 독소가 될 수 있는 이 부분을 먼저 설명 해보자.
과거 봉건세상에서는 성주의 아들로 태어나면 영원히 성주였다.
딱히 공부할 필요도 없었고 근사한 사업구상도 필요 없었지...
아버지만 잘 만나서 좋은 집에서 태어났다면, 그저 오늘은 어디 술집에서 어떤 여자와 놀아볼까만 생각하면 되었다.
물론, 그것은 극소수의 선택된 인간들뿐이고 대부분의 인류는 가난했었다.
또한 한번 뒤집어 쓴 가난은 죽는 날까지 벗어버릴 수 없었지...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자본주의와 더불어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이었다.
다만 그 풍요의 시대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이제 세상은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최근에 칠레와 FTA(자유무역)를 성립시킨데 이어 유로와도 FTA를 체결했고 질질 끌어오던 미국과도 했다.
<글로벌화>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는 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좋은 점이 있다면 반드시 나쁜 점도 있다.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서 이익을 보는 부분이 있다지만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부분도 있는데...예를 들어 개도국 입장에서 본다면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선진국에서는 개도국 수준의 임금수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전 세계의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궁극적으로 수렴하게 된다.
바로 이런 현상을 조금 어렵지만...<소요가격의 균등화>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국민소득 5000달러의 중국과 만약 FTA를 체결하게 된다면 종국에 가서는 중국인의 노동자들과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물론 약간의 비약이 있다만....결국 후진국의 싼 임금은 곧 재화의 가격에 곧장 반영되어 선진국의 임금을 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의 노동자들의 임금은 1973년 이후로 실질 임금이 줄어들기 시작했는데...많은 나라들과의 자유무역으로 인한 <소요가격의 균등화>도 그 원인 중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다만 실질 임금이라고 했다.
매년 임금이 오른다고 해도 물가 상승을 이기지 못한다면 임금은 삭감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의 나라살림을 운영하는 경제학자들도 대부분 자유무역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또한 무역장벽을 세우는 것보다는 분명 나은 점이 많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소요가격의 균등화로 인한 실질임금의 하락은 각오해야할 것이야.
지금까지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이유가...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라면 그들의 생각은 아마도 머지않은 시기에 상당히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극심한 경쟁에서 노력은 더 하면서도 급여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급여 생활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