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돈, 정치·경제 이야기 17…종자돈 만드는 법

입력 2015-01-05 09:30
돈의 기능은 교환기능과 더불어 축재의 기능을 한다.

이 중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교환기능이다.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남미 원주민들을 살육하면서 얻으려 했던 황금도..당시의 사회가 교환기능으로서 오로지 금과 은만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경제가 커지면 교환의 규모도 덩달아 커진다.

그만큼 돈의 필요성도 커지기 때문에 돈이 많이 필요한데 돈의 공급은 제한적이었으니 모두 혈안이 되어 금과 은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세계는 황금으로만 커버할 수 없는 엄청난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지금은 명목화폐의 시대에 있다.

명목화폐의 가장 큰 단점은...화폐 가치가 가만히 있어도 소멸한다는 것이다.

즉, 돼지 저금통에 현금의 형태로 저축을 하는 것은 실물 화폐의 시대에나 적합했던 방법이지...지금처럼 명목화폐의 시대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요즘에는 아이들에게 돼지저금통을 선물하는 것은 부모로서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또한 예금통장도 마찬가지다.

그 잘난 이자 몇 푼 받아봐야 물가 상승도 이기지 못하는데, 일반적인 개념의 저축은 필요가 없는 시대에 저축만 장려해봐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 보다는 건전한 투자를 통해서 화폐가치가 소멸하는 만큼의 가치를 보존하는 방법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건재야!

아직은 학생인 네게 조금 가혹한 말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네가 결혼하기 전까지 주거용 부동산을 제외하고 약간의 투자자금도 없는 상황이라면...괜히 엄한 여인 데려다가 고생시키지 말고 결혼은 포기하도록 해라.

사실, 투자자금을 만들고 못 만들고는 어릴 때부터 습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너의 주변 환경하고는 전혀 무관하다.

예를 들어...미국에서도 가장이 실직했을 경우 단 2달을 견딜 수 있도록 여유 자금이 있는 가정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구나...그런데,

놀랍게도 연봉 1억 원이 넘는 가정도 2달 견딜 수 있는 저축을 하는 가계는 3할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은 습관일 뿐...그 사람이 지금 연봉이 높은지 낮은지는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저축과 투자에 대한 습관이 없는 사람은 연봉이 5000만원이었다가 6000만 원으로 오르게 되면 나머지 1000만원을 저축과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곧장 1000만원어치 소비를 늘려버린다.

즉 습관을 고치지 않는 이상...수입을 늘리는 것만으로 투자자금은 모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