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비씨카드, 가맹점계약 협상 연장…삼성카드 '긴장'

입력 2015-01-02 15:37
현대자동차와 비씨카드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놓고 오는 4일까지 협상기간을 유예했습니다.

현대차와 비씨카드 간 협상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각각 다음 달과 오는 3월에 가맹점 계약 종료시점이 다가오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제(1일) 현대차와 비씨카드에 따르면 두 회사는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 기간을 오는 4일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초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현대차가 비씨카드에 가맹점 해지를 통보했지만 오후 들어 4일까지 협상기간을 유예하기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비씨카드와의 가맹점 계약이 종료됐지만,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때문에 10월부터 12월까지 총 세 차례 계약을 연장한 바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1월 1일에 가맹점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복합할부금융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할 때 할부로 납부하기로 캐피탈사와 약정한 뒤 할부 원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금융상품입니다.

고객이 신용카드로 자동차 대금을 결제하면 카드사는 자동차 회사에 차값을 지불하고 자동차 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캐피탈사는 카드사에 자동차 구매대금을 지급하고 소비자한테 원금과 이자를 받는 구조입니다.

현대차는 수수료율 1.9%를 비씨카드 체크카드 수수료율인 1.3%로 낮추라고 요구했지만 비씨카드는 적격비용(1.5%) 이하로는 낮출 수 없다며 맞섰습니다.

현대차는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새롭게 하면서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재협상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KB국민카드와는 체크카드 수수료율 수준인 1.5%에 합의했습니다.

시실 현대차는 복합할부금융 상품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의 권익을 해친다는 이유로 상품을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복합할부금융 시장 전체규모는 지난 2013년 말 기준 약 4조5천억 원입니다.

이 중 현대카드가 1조9천억 원으로 약 4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삼성카드가 1조2500억 원(28%)으로 두 회사가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비씨카드는 복합할부금융 규모가 1천억 원에 수준이고, 다음 달 협상을 앞둔 신한카드도 1천500억 원에 불과합니다.

카드업계에서는 결국 현대차가 복합할부금융을 없애 삼성카드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실 삼성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들은 복합할부금융 규모가 크지 않아, 굳이 목을 맬 필요가 없다"며, "계약 종료시점이 먼저 다가와 먼저 협상에 들어간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대차의 움직임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삼성카드는 "아직은 협상기한이 많이 남아있어 비씨카드와 신한카드의 협상과정을 지켜보고 추후 전략을 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 KB국민카드와는 체크카드 수수료율 수준으로 협상을 마무리한 현대차가 비씨카드에는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어, 앞으로 남은 카드사들과의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