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개인 몰린 '정·화·조' 반등 시기는

입력 2015-01-02 16:39
수정 2015-01-02 17:00
<앵커> 경기 침체 우려에 유가급락까지 겹치며 지난해 정유, 화학, 조선 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요,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소위 정화조라고 불리는 이들 업종이었습니다. 주가가 반등해야 개인투자자들도 웃을 수 있을텐데, 올해 주가 전망은 어떤지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먼저 유주안 기자 보도내용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반토막 난 정유, 화학, 조선주가 유가급락 복병을 만나 다시 주저 앉았습니다.

정유주 대표주자인 SK이노베이션 2014년 첫 거래일인 1월 2일 종가가 14만원이었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8만5천100원으로 거래를 마쳐 한 해 하락률이 39.2%를 기록했습니다.

한화케미칼은 이 기간 2만1천50원에서 1만1천800원으로 43.9% 현대중공업은 25만3천500원에서 11만5천원으로 54.6%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주가 반등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지난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 2위는 각각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으로, 각각 1조3천183억원, 1조1천150억원의 순매수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에도 각각 4천억원 넘는 개인투자자금이 몰렸습니다.

정유와 화학, 조선 세 업종 모두 유가에 민감한 구조로, 증권가에서는 결국 유가 움직임이 이들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상반기까지 하향추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늦어도 하반기 전 주가가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 이들 업종 현주가가 바닥이라는 데에는 증권가 의견이 일치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볼 경우 저평가 매력이 큰 상황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앵커> 이 자리에 증권팀 유주안 기자 나왔습니다.

정화조 주가 약세 배경에 대해 먼저 알아볼까요

<기자>

먼저 이들 업종은 지난해 3분기 실적이 급속도 악화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LG화학인데요, 3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하면서 대형주로선 이례적이게도 주가가 하한가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실적 악화와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경기민감주인 이들 주가가 약세를 보였고요.

4분기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였는데, 이로 인해 실적이 추가로 악화할 수 있고 향후 개선을 기대하기도 힘들다는 우려가 주가 반등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업종별로는 정유, 화학 업종은 원유를 가져다가 가공하기 때문에 원유가격의 직접 영향권에 있습니다.

유가가 내려가면 제품을 싸게 팔아야 하는데, 이로 인해 매출이 줄게 되고, 미리 사놓은 원유 재고에서 평가손실까지 발생하면서 실적 악화 직격탄을 맞게 되는 구조입니다.

조선 업종의 경우, 국내 조선업체는 석유 시추선과 해양플랜트 공사 비중이 높은데요, 유가가 내려가면 발주가 줄어들고 이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3분기까지 4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요, 4분기 역시도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유가는 당분간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 그렇다면 이들 실적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당연한 소리지만 유가가 올라야 실적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정유와 화학업종의 경우 유가가 내려가는 동안에는 미리 사놓은 원유 재고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적이 악화되지만, 유가가 하향안정화되면 마진을 확보하기가 좀 나아진다, 따라서 유가의 하향안정화가 예상되는 올해 1분기부터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전망입니다.

이 내용과 관련해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전화연결 준비했습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위원입니다.

유가에 대해 먼저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유가가 지난 한 해 동안 반토막 난 상태인데, 앞으로 언제쯤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전화인터뷰> 손지우 SK증권 연구위원

"유가하락의 원인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데, 그 이유는 유가하락의 근본원인이 공급과잉에 있기 때문이다. 석유 시설 과도한 투자로 인한 것이다. 1970년대 공급과잉 해소까지 15년이 걸린 바 있다."

<기자> 유가에 따른 정유 화학 업종 실적 전망은 어떤가요?

<전화인터뷰> 손지우 SK증권 연구위원

"유가는 정유, 화학 업체에겐 곧 매출이다. 스프레드가 아닌, 매출만 놓고 보면 유가 하락에 따라 고점 대비 매출이 3분의 1토막 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고정비 부담 이길 수가 없고 기본적으로 유가가 낮거나 떨어지면 이익 내기 어렵다. 다만 유가 반등이 나온다면 이익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

<앵커> 유가반등이 결국 정유, 화학 업종 실적 개선의 전제조건이라는 얘기네요. 조선업종도 살펴보지요. 국내 조선업체들이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유가 영향을 많이 받고 있죠?

<기자> 정유, 화학은 원유를 가지고 가공해 판매하기 때문에 유가에 아주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역으로 보면 유가가 반등하면 실적개선으로 직결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조선업종은 다소 다른데요, 유가가 반등한 이후 결국 산유국의 발주가 늘어야 실적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취재해보니, 조선업종은 기대감이 가장 낮은 상황이었습니다. 올해 역시 발주가 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에 따른 영향이 향후 1~2년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기준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합산수주 331억달러로, 전년보다 23% 감소했습니다. 이중 LNG선 위주로 하는 대우조선해양만이 전년보다 9.9% 증가했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28%, 51% 감소했습니다. 특히 드릴쉽과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비중 높은 삼성중공업 감소폭 컸습니다.

올해 역시 2년 연속 수주 줄어들 전망이고요, 매출 역시 역성장,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게 지배적 전망입니다. 수주 급감에 따른 매출 감소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선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요?

<기자> 신규 매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실적 개선을 확인한 이후 대응하시고, 이미 보유중인 투자자라면 추격매수는 자제하시는 게 좋아 보입니다.

초반에 보도해드렸듯이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한 해 이들 업종 종목들을 대거 매수했는데요. 주가가 확실히 반등하기 위해선 실적 개선을 이끌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게 증권가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워낙 저평가 상태라는 점은 추가 하락을 방어해줄 수 있는 점입니다.

정유와 조선업종의 경우 주가가 장부가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조선의 경우 업종 PBR이 0.6배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입니다.

또한, 업종에 따라 다소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유 화학 업종의 경우 유가가 하향된 상태에서 안정세를 보인다면 이익을 다소 개선시켜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화학 업종의 경우 보다 긍정적인 목소리도 있는데, 원재료인 원유가격이 낮아지면 제품 가격 하락의 부정적 측면을 상쇄시켜줄 수 있고, 더 나아가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유주안 기자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