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통증시대 통증을 잡아라... 시리즈-9] '팔꿈치가 찌릿찌릿...테니스엘보'

입력 2014-12-29 16:33
팔꿈치가 아파 병원을 찾은 사람에게 테니스엘보라는 진단을 내리면 대부분 "저는 테니스를 안치는데요?"라고 반문하곤 한다. 테니스엘보는 그 이름 때문에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이 걸리는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손목과 팔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 전부가 해당한다. 테니스나 배드민턴 선수, 목수, 요리사, 사무직 직장인, 반복적으로 집안일을 하는 주부들이 모두 테니스엘보 위험군에 속한다.

유사한 말로 골퍼들이 흔히 겪는 부상인 '골프엘보'가 있다. 바깥쪽 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테니스엘보라 하지만, 안쪽 팔꿈치에 증상이 나타나면 골프엘보라 한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주변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되거나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주 증상은 팔꿈치 통증으로, 초기에는 약하다가 질환이 진행되면서 그 정도가 심해진다. 주로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팔을 비트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 팔꿈치를 누르면 아프고 욱신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주부들은 빨래나 행주를 짤 때 통증이 유발된다. 조금 더 심해지면 아침에 세수를 할 때에도 견디기가 무척 어렵다.

엘보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최대한 손과 팔을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이 같은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한 번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곧바로 통증이 없어지지만 반복해서 맞게 되면 인대가 약해진다는 한계가 있다. 통증의 정확한 부위를 찾기 위해서는 초음파 등의 진단 방법을 동원하며, 스테로이드 주사에 적응이 안 될 경우에는 고농도 포도당을 주사하는 '인대강화주사'가 도움이 된다.

힘줄의 변성이나 염증이 심하고 오랜 기간 보존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 손상된 염증조직을 제거하고 건강한 힘줄로 봉합해주면 통증이 사라지게 된다. 치료 후에는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통해 팔 근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야속하게도 테니스엘보는 40, 50대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한창 일할 나이에 건강 상태가 안 좋아서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한다면 심적, 경제적 고통이 얼마나 크겠는가.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몸을 너무 혹사시키면 몸도 반항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