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동반하고 사망률 높이는 고도비만, 빠른 치료 필요

입력 2014-12-29 16:25


비만이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비만 관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의료계 일각에서 고도비만 치료를 위한 수술을 건강보험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비만 관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비만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의 남녀 비만율은 각각 38.1%, 25.9%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3명꼴로 비만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BMI(체질량지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인구 비율이 1998년 2.3%에서 10년 만인 2008년 4.1%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도비만은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장질환 등 심각한 성인병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사망률을 크게 높이는 고(高)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반드시 퇴치해야 할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규정한 바 있다.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체중을 조절할 수 없는 고도비만 환자나 초고도비만 환자에게는 수술적 방법이 치료 대안으로 고려된다.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고도비만 수술은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수술, 위밴드수술이 있다. 이 치료법들은 위의 크기를 줄여 음식 섭취를 인위적으로 제한하거나 영양 흡수를 제한해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이다.

또 고도비만에 동반되는 당뇨, 고혈압 등 합병증을 개선할 수 있어 흔히 비만대사수술로 불린다.

위절제술은 위를 절제해 위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수술 전에 비해 위의 용적이 1/10 정도(50~80cc)로 줄어든다. 위를 절제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며 장기적으로 위의 용적이 늘어날 가능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위우회술은 식도 부근의 위를 제외한 나머지 위 부위를 절제한 후 소장에 직접 연결해 음식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게 하는 방법이다.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음식의 흡수를 제한해 미국에서는 표준 수술로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술법들은 위내시경 검진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암 발생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시술되지 않는 편이다.

국내에서 널리 시행되는 위밴드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해 식도-위 경계부 바로 아래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밴드를 삽입해 작은 위주머니(15~20cc)를 만드는 방법이다. 밴드를 조이면 모래시계 속의 모래처럼 음식이 천천히 내려가 적은 양을 섭취해도 금세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수술이 빠르고 간단하며, 위를 절제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 합병증이 적다. 하지만 환자가 수술 후 식이 원칙을 지키지 않거나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밴드가 위를 파고드는 미란, 미끄러짐, 식도 확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발생하면 밴드를 제거할 수 있다.

모든 고도비만 수술은 일반 복부 수술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의 위험 및 합병증은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입원기간이 짧고 안전한 수술이지만 여러 위험성을 안고 있는 만큼 수술 전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예다인외과 권수인 원장은 "위밴드수술은 고도비만 이상의 중증 비만환자가 선택하는 마지막 치료법이기 때문에 단순히 미용, 성형 목적으로 수술하려는 환자는 수술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또 수술을 하면 무조건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식이 습관과 운동을 병행하는 등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관리를 받아야 부작용 없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