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업인수목적회사, SPAC이 올해 초만해도 높은 합병 성공률을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연말을 앞두고 무더기 상장에 나선 여파로 성적들이 시원치 않습니다.
거래소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종학 기자!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 스팩이 연초와 달리 낮은 청약 경쟁률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상장하거나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스팩은 모두 28개로 이 가운데 17곳이 상장했습니다.
올해 코스닥 상장 기업 둘 중 하나는 스팩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인데, 무더기 상장에서 나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스팩은 선데이토즈와 알서포트 합병 성공 이후 관심이 높아진데다, 공모 후 3년 이내에 합병에 실패해도 일정 수준의 수익이 보장돼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KB투자증권은 올해만 4개의 스팩을 내놔 이 분야 업계 선두로 떠올랐고,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도 2~3개씩 청약에 나섰습니다.
골든브릿지증권, 교보, 유안타증권, SK증권 등 증시침체로 수익원이 부족해진 중소 증권사들도 잇따라 스팩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들어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연초만 해도 세자릿수 경쟁률에 증거금만 1조원 안팎 몰렸는데, 최근 들어서는 경쟁률이 소수점 아래로 떨어지고 증거금도 급감했습니다.
지난주 진행된 KB투자증권의 KB5호 스팩은 청약 경쟁률 0.5대 1, 현대증권의 현대드림투게더2호스팩은 0.9대 1로 모두 6개 스팩이 청약 미달사태를 겪었습니다.
SK제1호 스팩과 골든브릿지2호 스팩는 수요예츠 부진에 공모를 아예 철회해습니다.
스팩이 투자 대안은 될 수 있지만, 한정된 투자수요에 비해 너무 많은 공모주들이 몰리다보니 물량 부족을 피해가지 못한 겁니다.
단기간 많은 스팩이 상장하면서 앞으로 합병 추진 과정에서도 경쟁이 만만치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옵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상장한 스팩 가운데 절반만 합병해도 성공적이다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스팩은 통상 합병 발표 전까지 주가가 큰 변동은 없지만, 불특정 기업와 합병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에 대한 부담도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합니다.
스팩을 둘러싼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합병 기업의 가치를 부풀여 주주들의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잇딴 청약 미달 사태 속에 스팩 시장이 다시 위축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거래소에서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