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파손 책임공방 '점입가경'

입력 2014-12-22 11:42
수정 2014-12-22 12:06
<앵커>

LG전자 고위 임원이 자사 세탁기를 고의로 망가뜨렸다며 삼성전자가 소송을 건 데 대해 이번엔 LG전자가 맞고소로 대응하고 나섰습니다.

삼성 측이 증거를 조작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건데 삼성전자는 '적반하장'이라고 다시 맞서면서 두 기업간 감정 싸움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습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연결부분이 망가져 좀처럼 문이 닫히지 않는 삼성전자의 세탁기입니다.

세탁기를 망가뜨린 주범으로 삼성전자는 조성진 사장을 비롯한 LG전자 임직원들을 지목했습니다.

CCTV 확인 결과 조 사장 등이 독일 현지 가전매장을 돌며 자사 세탁기에 하자가 있는 것처럼 일부러 망가뜨리고 다녔다는 겁니다.

의혹이 불거지면서 삼성전자는 결국 검찰에 수사를 맡겼고 LG전자는 통상적인 품질 테스트라고 맞섰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두 기업 간 '세탁기 공방'은 검찰이 조성진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조 사장이 검찰 조사에 잇따라 불응한 게 화근이 됐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증거 조작과 명예 훼손으로 고소했고 삼성 측은 이를 '적반하장'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야말로 '창 대 창'으로 맞선 셈입니다.

가전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싸움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3D TV 기술방식을 놓고 벌인 논쟁을 비롯해서 냉장고 용량 비교 광고와 디스플레이 특허 침해 여부를 둘러싼 소송전, 이번 세탁기 파손 책임 공방까지 2011년 이후에만 4건이 넘습니다.

특히 이번 '세탁기 파손' 공방의 경우 이전처럼 소송 취하 등 화해 분위기가 아닌 법적 판결까지 갈 경우 브랜드와 품질 모두에서 어느 한 쪽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전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두 기업 간의 자존심 대결이 가뜩이나 불황인 상황에서 지나친 집안 싸움 아니냐는 비난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