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예체능' 강호동·신현준, 승리보다 멋진 투혼 승부

입력 2014-12-17 08:59


강호동과 신현준이 투혼의 명승부를 선보였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의 팽팽한 경기는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며 한파도 녹일 만큼 뜨겁게 달구기 충분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화요일 밤의 짜릿한 명승부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 '예체능' 테니스팀이 '강원도 횡성' 테니스 동호인들과 대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가운데 강호동-신현준이 국가대표 경기 못지 않은 손에 땀을 쥐게 한 투혼의 명승부를 펼치며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 날 강호동-신현준 조가 맞붙은 상대는 국화부 우승과 체육선생님으로 이뤄진 막강 전력의 '승과 제자' 복식조. 이에 강호동-신현준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랠리를 이어가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팀의 대들보인 신현준이 연습 중 허리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이 우선됐다.

그러나 강호동-신현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강호동은 신현준의 몫까지 다해내며 단식에 가까운 올라운드 플레이로 상대팀의 공을 받아냈다. 또한 그 사이 신현준은 기습적인 발리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팀워크로 한 포인트씩 점수를 쌓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적이 벌어졌다. 강호동과 신현준의 거친 기세에 상대의 조직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 여기에 상대의 기를 쏙 빼놓을 듯 승부사 기질이 발동한 강호동이 신현준의 서브를 받아 전광석화 같은 패대기 스매싱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초강력 파워 서브를 선보이며 진정한 테니스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 같은 강호동의 활약은 응원석도 동요시키기 시작했다. 어느덧 횡성 응원단은 호동을 향해 "강호동 멋지다"를 외치며 응원전을 펼치기 시작했고, 전미라 코치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멋져요 멋져"라며 흥분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신현준은 마치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방어를 회 뜨듯 슬라이스하는 방어샷을 선보이는 등 테니스장은 어느새 긴장과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그러나 강호동-신현준은 객석에서 탄식이 터져나올 만큼 한 점 한 점 주고받기 랠리를 이어갔지만 후반 체력의 열쇠를 이기지 못하고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특히 신현준의 부상 투혼과 강호동의 승부사 기질은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기 충분했다. 한 점 한 점 쌓아가는 강호동에 활약에 이광용은 "20년 전 모래판 위에서의 표정을 봤다"며 놀라워할 만큼, 천하장사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 판이었다.